(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우리 군 당국이 한일 관계 악화 속에 일정이 미뤄져온 독도방어훈련을 25일부터 이틀동안 실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의 명분으로 삼은 안보 차원에서 강경한 자세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위성이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촉구한 가운데 우리 독도훈련에 대한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해군은 이날 문자공지를 통해 "오늘부터 내일까지 동해 영토수호 훈련을 실시한다"며 "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과 해군·공군 항공기, 육군·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독도방어훈련은 그동안 연례적으로 상반기(6월)와 하반기(12월) 두차례 실시돼왔다. 지난해 경우 6월 18~19일, 12월 13~14일 각각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관계 악화 속에 당시 6월 28일 G20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 추진과 맞물리면서 6월 개최가 미뤄졌다.
이후 지난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 배제 조치를 취하면서 이달 중 실시할 것으로 재검토됐다가 태풍 등 기상상황과 4~20일 실시된 한미연합훈련과 시기가 겹쳐 또 다시 계속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화를 촉구하면서 8월 중 실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22일 예상밖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기점으로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독도방어훈련 역시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훈련 명칭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변경하며 그간 '독도'에 국한해 벌였던 훈련의 성격을 독도를 포함한 '동해'로 확장했다. 지난달 3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여기에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며 문제삼은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8일 시행되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 배제 조치에 대한 맞불성 성격이 아닌 자위적 결정임을 강조하기 위한 성격도 있어 보인다.
해군은 훈련 명칭 배경에 대해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훈련 의미와 규모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훈련 성격이 확장되면서 이에 따라 투입되는 병력 규모 역시 과거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일본의 반발 또한 예년에 비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에는 우리군의 독도훈련에 대해 외교경로를 통해 항의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주일 한국대사 초치 등으로 대응 수위를 한 차원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지난해 12월 자위대 초계기에 우리 군이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사태를 증폭시켰던 것과 같이 이번 훈련을 계속 문제삼아 독도 문제의 영토분쟁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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