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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 아세안 10개국과 함께하면 매우 의미 있는 계기"

"김정은 다자회의 초청 문제, 아세안과 협의 계속" "북미 간 대화 포함해 평화 프로세스 진전 고려" "北, 비핵화 실질적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아세안,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 중요한 소통 창구" "한반도의 평화, 아세안 포함한 동아시아 번영으로" "한반도 평화 구축 위한 한국 노력 계속 동참 기대"

文대통령 "김정은, 아세안 10개국과 함께하면 매우 의미 있는 계기"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고 지난달 1일 보도했다.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내달 태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현지 유일 영문 일간지 '방콕 포스트'(Bangkok Pos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부산에서 예정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의 김 위원장 초청 여부와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한미가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외신 언론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쏘며 무력시위를 거듭했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것과 관련해선 "방콕 EAS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현 교착 상태에 대한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도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선 "작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등 다양한 계기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분명하게 밝혔다"고 했다.

이어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 스스로 밝힌 의지"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경제협력으로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아세안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 정부의 평화경제 구상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동시에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여정에 꾸준히 함께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도 "아세안은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돼 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0년 태국의 지원 하에 북한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 가입했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지역 안보협의체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에서 구축된 평화는 한반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립과 갈등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번영으로, 나아가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 정부가 꿈꾸는 평화경제"라며 "아세안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의 노력에 계속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교량국가의 시작이 한반도 평화정착이라고 생각한다"며 "남과 북이 협력하여 평화경제를 구축하면 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뿐 아니라 나아가 유럽과도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언급하며 "교량을 통해 연결되면 모든 나라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아시아 공동체를 꿈꾸며, 한국이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교량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di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