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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재개 입장 속..韓美북핵수석 전화 "빨리 만나자"

北 대화재개 입장 속 의견 공유한 한·미 북핵수석
'새로운 셈법' 내놓으라는 北에 한·미 당근책 구상?
北 대화 원한다면서 南 겨냥 도발은 지속, 또 발사

北 대화재개 입장 속..韓美북핵수석 전화 "빨리 만나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대화 재개 촉구에도 묵묵부답하던 북한이 미국과 북·미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발힌 가운데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10일 전화 통화를 갖고 비핵화 진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유선협의를 갖고,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의 의견 조율은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문을 통해 이달 하순에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최 부상은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면서 "미국이 조·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부응한, 접수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대화는 하겠지만 미국에 '새로운 셈법' 즉 대북제재와 관련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과 국제사회의 최대 압박에 점점 코너로 몰리고 있다.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들의 전면 철수가 연말까지로 다가왔고, 불법 선박거래로 자금을 대던 화물선들도 적발돼 압류되고 있다. 정권 유지에 필수적인 외화의 유입이 차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 부상은 "미국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며 경고의 뜻도 함께 전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최 부상의 발언 이후 전화 통화를 하며 빨리 만나자는데 뜻을 모은 것도 새로운 셈법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현 상황에서 전향적인 대북제재 완화는 어렵겠지만 북한을 회담장으로 불러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당근'을 주자는 것으로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한·미가 조속히 만나 진행시켜 보자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미국과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대남(對南) 도발은 지속하는 화전양면 전술을 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은 오전 6시 53분·7시 12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이번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를 약 330km로 탐지했고,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이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