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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3차 공판, 첫 증인심문···'졸피뎀' 공방 시작

16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 고유정 사건 3차 공판 국과수·대검찰청 분석관 2명 불러 졸피뎀 진위 공방

고유정 3차 공판, 첫 증인심문···'졸피뎀' 공방 시작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19.09.1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법원이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한 집중 심리에 돌입했다.

심리에 앞서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은 "모두 진술을 하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울음 섞인 목소리로 첫 심경을 드러냈다.

16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 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고유정 사건' 3차 공판을 열어 졸피뎀 성분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검찰 측 증신심문을 시작했다.

앞선 재판에서 검찰과 고유정 측은 각각 '계획범죄'와 '우발적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제출했다.

이날 증인심문에선 고유정의 차량 내 이불과 무릎담요에서 발견된 졸피뎀 성분의 혈흔이 누구의 것인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고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윤국 변호사는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대검찰청 감정관 2명에게 담요에서 발견된 혈흔 속 졸피뎀의 검출과정을 끊임없이 질문했다.

특히 "피고인의 모근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면서 "피고인의 모근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이상 붉은색 담요에서 검출된 혈흔에서 나온 졸피뎀은 고유정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감정관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고유정의 혈흔이 묻은 담요 속 혈흔 만으로는 졸피뎀의 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는 검출된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약화시켜 '계획범죄' 혐의를 벗기 위한 변호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과수 조사 결과 범행현장에 있던 이불에서 피해자의 DNA가 발견됐다"며 "이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나와 계획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분석에서 독립된 혈흔을 추출해 피해자의 DNA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설명이다.

고유정 3차 공판, 첫 증인심문···'졸피뎀' 공방 시작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2일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고유정 탄 호송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2019.09.02. woo1223@newsis.com
증인으로 나온 감정관은 "졸피뎀 성분이 담요 두군 데서 검출됐다"며 "감정관은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해서만 메탄올 추출 후 분석하게 되며 감정 과정에서 DNA의 주인공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에 앞서 고유정 측 변호인은 의견서 낭독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잠시 배석판사와 상의를 거친 정봉기 부장판사는 의견서에 담긴 내용이 지난 기일에서 이미 현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낭독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판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사가 대리 작성한 의견서가 아닌 고씨가 직접 쓴 의견서는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주장이 옳은 지 그른 지에 대한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낭독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피고인이 수기로 작성해 오면 다음 기일에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고씨의 다음 공판은 3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4차 공판에서 검찰과 고유정 측은 국과수 감정관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졸피뎀 검출에 대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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