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286일만에 김경수 대면한 드루킹 "변호인, 내 진술 끊지마"

286일만에 김경수 대면한 드루킹 "변호인, 내 진술 끊지마"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댓글 조작' 관련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항소심 10회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51)가 286일 만에 법정에서 ‘드루킹’ 김동원씨(50)와 대면했다. 김씨는 증인신문에 앞서 “제가 충분히 증언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19일 김 지사의 속행 공판을 열어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은 김씨는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김 지사는 김씨를 힐끗 쳐다본 후 고개를 돌렸다.

김씨는 증인 선서를 한 직후 “재판장께 증언이 시작되기 전 드릴 말씀이 있다”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그는 “1심에서도 2번이나 김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증언했다”며 “제가 알기론 형사소송법에서 항소심에 증인을 부르는 것은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저를 증인으로 다시 부른 것으로 안다”며 “피고인 김경수의 방어권이 보장된 만큼 저도 답변함에 있어 충분히 증언할 수 있도록 피고인 측 변호사가 제가 증언하는 내용을 끊거나 충분히 증언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1심에 이어 다시 증인으로 나오게 하는 불편을 드려 미안하다”며 “하지만 추가로 확인할 것이 있어 부른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는 증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묻고 싶은 것을 듣기 위해 부른 것이니 가급적으로 변호인이 묻는 내용에 대해 취지에 맞는 대답하고, 진술이 핵심에서 벗어난다면 재판부나 신문하는 측에서 제지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김씨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날 검찰 측은 앞서 증거로 제출한 김씨의 댓글조작 사건 2심 판결문과 19대 대통령선거 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통화준비사항 관련 문건에 대한 입증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017년 3월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해당 문건에는 “김경수 의원을 통해 올린 재벌개혁보고서 외에 새 정권과 국가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보고서를 대통령이 되신 후에 한 건 더 올리고 싶다” “대선유세장에는 제가 직접 나서 회원들을 인솔하고, 악수 드리며 인사하겠다” 등 김씨가 전화 통화를 통해 문 대표에게 요청하려는 희망사항들이 담겨있다. 또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도두형, 윤평 변호사와 관련된 인사청탁 계획이 기재됐다.

이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이 문건은 김씨가 작성한 일방적인 요청사항이나 희망사항이 주된 내용이고, 실제로 문재인 당시 대표와 통화한 사실도 전혀 없다”며 “이번 공소사실과 관련해 어떤 것도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