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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검찰 심장부 점령한 '검찰개혁 촛불'(종합)

'7차 사법적폐 청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반포대로 8개 차로 채워…집회 참가자 급증 현장 경찰 "10만명은 확실하게 넘어 보여" "정치검찰 물러나라", "조국수호" 구호 제창 "검찰이 개혁 받아들일 때까지 집회 계속" 오후 6시께 본집회 시작, 9시32분 공식 종료 인근에서 보수단체 "조국 처벌" 맞불 집회

"100만명"…검찰 심장부 점령한 '검찰개혁 촛불'(종합)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2019.09.28.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조국(54)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8일 '검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조 장관 수사를 규탄하고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100만명에 가까운 인원(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검찰개혁 여론에 힘을 실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중앙지검에서 서초역 방면 8개 차로와 서초경찰서 방면 8개 차로가 모두 통제된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일찍이 반포대로를 채우기 시작했다. 당초 서초역부터 서초경찰서까지 4개 차로가 집회 공간으로 시작됐으나, 참가자들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인근 반포대로 전체가 시민들로 채워졌다. 참가자는 계속 늘어 예술의전당 방면까지 긴 행렬이 늘어졌고, 강남역 방면 대로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운집했다.

주최 측 주장에 따르면 참가자 수는 집회 시작 1시간 전에 이미 15만명을 넘어섰으며, 집회 시작 시점에는 약 50만명에 달했다. 오후 7시30분께는 참가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추산이 나왔다. 경찰은 이날 60여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본집회를 시작하며 "지금 참가자가 50만명이 넘었다. 서초역에 있는 분들은 위로 올라오지 말고 그 자리에 주저 앉으면 된다"고 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에는 "서초사거리, 예술의전당 사거리, 서초역 반대편 40m까지 민주시민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왔다"고 했다.

현장을 지키던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으나, 10만명은 확실히 넘어 보인다"고 했다. 당초 주최 측이 예상한 10만명은 확실히 뛰어넘은 것이다. 경찰은 집회 참가 집계인원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밝히지 않는다.

지난 16일 600명으로 시작한 이 집회는 지난 21일 열린 6차 집회에 3만5000명이 참석한데 이어 참가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부산과 김해, 광주, 대구, 청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시민들이 집회 현장을 채웠다. 광주의 경우 45인승 버스 8대가 동원됐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100만명"…검찰 심장부 점령한 '검찰개혁 촛불'(종합)
【서울=뉴시스】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문화제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9.28.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오후 4시30분부터 사전 행사가 시작됐고,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전의를 불태웠다. "특수부 폐지",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 이뤄내자" 등 검찰을 겨냥한 구호부터 "조국 수호, 지켜내자", "자한당을 수사하라" 등 정치적인 목소리도 울려퍼졌다.

단상에 오른 이종원 시사타파 대표는 "앞으로 검찰의 수사방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들의 뜻을 따라 정해져야한다. 또다시 검찰이 '정치질'을 할 경우 대검찰청을 민주시민들이 점령할 것"이라고 했다.

구호는 무거웠지만 현장은 파티 분위기를 연상케했다. 함성소리가 이어지는가 하면 부부젤라 등 응원도구를 힘차게 부는 참가자들도 목격됐다. 중앙지검 앞에 마련된 단상에서는 댄스부터 피아노 연주, 통기타 공연 등이 이어지며 분위기를 달궜고, 참가자들은 파도타기 응원을 하기도 했다.

본행사에서는 마이크를 통해 검찰 규탄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단상 아래 집회 참가자들도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에서 온 가족과 함께 온 안윤희(41)씨는 "집회 인원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 역사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아이들을 집회에 데려오는데, 국민이 자기 주권을 갖고 당당히 의견을 내세우는 현장을 아이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며 "진짜 민심을 보여주기 위해 검찰개혁 때까지 계속 집회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온 신석진(27)씨는 "조 장관의 죄를 떠나 인권유린식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수처 설치에 동의하며, 조 장관이 검찰개혁에서 일정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집회는 3시간 넘게 이어진 끝에 이날 오후 9시32분께 공식 종료됐다.

"100만명"…검찰 심장부 점령한 '검찰개혁 촛불'(종합)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오른쪽은 불꺼진 대검찰청.2019.09.28. misocamera@newsis.com
범국민시민연대는 다음주에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다음주 더 많은 국민들이 나와 검찰이 개혁을 받아들일 때까지, 국민의 검찰이 될 때까지 나와달라"며 "수구세력들이 정신 차릴 때까지 촛불을 이어가자"고 했다.

한편 반포대로 일각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집회를 시작했고,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조국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조 장관의 많은 죄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고, 처벌받아야 한다"며 "반대쪽 집회가 다 끝날 때까지 시위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조국 파면', '정의 실현', '문재인 방 빼' 등의 구호를 흔들면, 반대쪽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수호', '사법 개혁' 등의 팻말을 흔들며 응수했다.


한때 서초역 인근에서는 빨간 모자를 쓴 보수집회 참가자와 검찰개혁 집회 참가자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로 몸싸움은 금방 끝났다. 보수집회 참가자가 목청을 높이자, 주변인들이 "조국 수호"를 외치며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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