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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진술 태도와 조사 부족에 시달리는 檢..금명간 3차 소환

정경심 진술 태도와 조사 부족에 시달리는 檢..금명간 3차 소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가족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를 우여곡절 끝에 2차례 불러 조사했으나 조사 실익이 거의 없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 교수가 건강 상태로 인해 조사를 일찍 끝내 달라고 요구하거나 진술조서 서명 날인을 하지 않고 귀가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태도로 검찰로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조사 분량이 아직 많이 남은 만큼 조만간 3차 소환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조사시간은 2시간 40분?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피의자 신분인 정 교수를 전날 오전 9시께 불러 자정께 귀가시켰다.

정 교수는 전날 오전 9시~오후 4시 첫 조사 때 작성된 조서를 열람한 데 이어 오후 4시~오후 6시 40분께 2차 조사를 받고 해당 조서 열람을 오후 7시 30분~자정까지 한 것이다.

정 교수는 첫 조사 때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귀가했으나 2차 조사 후에는 조서에 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차 조사에서 약 15시간 만에 귀가하는 등 겉으로는 고강도 조사를 받는 모양새였으나 실제 조사 시간은 식사·휴식 시간 등을 제외하고 2시간 40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가 건강 문제로 계속 호소하는 데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견해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정 교수가 심하게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며 "검찰로서는 난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 및 가족 수사와 관련, "검찰은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권 검찰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에서도 인권이 화두가 된 만큼 정 교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기는 쉽지 않아 조사 시일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국감 피해 소환될 전망
현재 정 교수는 딸 조모씨(28)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밖에 ‘가족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설립, 경영과 함께 코링크PE 투자사인 더블유에프엠(WFM) 경영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로부터 정 교수에게 10억원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확인하는 등 정 교수와 조씨가 WFM 자금 횡령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중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오는 7일을 제외하고, 조만간 3차 소환해 다시 사실관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추가 소환돼도 정 교수 측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혐의를 전면 부인한 뒤 재판에서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정 교수가 혐의에 대한 덜미가 잡히려고 굳이 검찰에서 말하겠냐"며 "재판에서 강압 수사를 주장하는 등 본심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