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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일 농성…약속도 헌신짝 " 장애인단체, 기재부 비판 무기한 농성

"1842일 농성…약속도 헌신짝 " 장애인단체, 기재부 비판 무기한 농성
전장연, 2020년예산쟁취위한 농성선포 기자회견. © 뉴스1 서혜림


"1842일 농성…약속도 헌신짝 " 장애인단체, 기재부 비판 무기한 농성
전장연, 2020년예산쟁취위한 농성선포 기자회견. © 뉴스1 서혜림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장애인단체가 예산증액을 요구하며 기획재정부 관련 건물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장애인단체 관계자 50여명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 1층 건물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예산이 2020년에는 보장될 수 있도록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재부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올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이전에도 같은 조건을 요구하며 2012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842일 동안 광화문 역사에서 농성시위를 한 적 있다. 이들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농성장에 찾아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하자 농성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이들에게 민관협의체를 의제별로 만들어 2020년까지 발표될 제2차 기초생활조합계획에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부분의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 9월 복지부는 의료급여에 대한 언급 없이 생계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장연은 "대통령이 약속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단계적 사기행각으로 파행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기획재정부장관을 만나서 담판을 짓기 위해 이 건물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사실상 공약을 파기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21일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박능후 장관에게 '부양자 폐지 농성 알고 있냐'고 물으니 장관은 '알고 있다'며 '(부양자 폐지는) 대상자 별로 다르다'고 답했다"며 "이는 공약파기와 같은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6일 전부터 청와대 앞에서도 같은 취지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성철 활동가는 "광화문 지하에서 농성 마무리를 하고 오늘까지 780일이 지났지만 별로 바뀐 것이 없다"며 "복지부장관은 우리와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며 기만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전장연은 "모든 것은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2022년까지 최소한 OECD 평균수준으로 예산을 확대하라"며 "예산을 확대해야 장애등급제가 진짜 폐지되지만, 2020년 정부의 예산안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는 "우리가 이 건물에 들어온 것 때문에 불편하다고 하지 말라. 우리는 평생을 불편해온 사람"이라며 "평생을 불편해온 우리들에게 잠깐 불편한 것을 번거롭다고 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