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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베이비 샤크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성 아이돌 그룹 '슈퍼엠'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싸이, 방탄소년단(BTS)에 이은 또 하나의 개가다. 아시아 출신 가수의 데뷔앨범이 단번에 1위에 오른 것은 슈퍼엠이 최초다. 그러나 올해 빌보드를 점령한 가수는 이들만이 아니다. 지난 1월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 처음 이름을 올린 동요 '아기 상어(Baby Shark)'도 20주간 차트에 머물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한때 반짝하고 사라지는 다른 유아 콘텐츠들과 달리 '베이비 샤크'의 인기는 여전하다. 경쾌하고 중독성 강한 리듬이 울려 퍼지는 곳은 의외로 야구장이다.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스가 이 노래를 응원곡으로 선택하면서다. 6월부터 '베이비 샤크'를 응원가로 사용한 워싱턴은 이후 승승장구하며 월드시리즈 첫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다. MLB닷컴은 "워싱턴에 '베이비 샤크'는 행운을 주는 상징적 음악이 됐다"며 "아기 상어가 워싱턴을 월드시리즈의 영광으로 이끌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비 샤크'의 인기는 유튜브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베이비 샤크'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무려 37억건으로 이는 국내 최다이자, 전 세계 5위 기록이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싸이의 '강남스타일'(34억2000만건)이나 BTS의 'DNA'(8억3000만건), '불타오르네'(6억건) 같은 노래도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또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6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펼친 무대 공연도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수 150만명을 넘어섰다.


사실 '베이비 샤크'의 원곡은 북미지역에 구전되는 작자 미상의 챈트(Chant·반복적인 패턴의 선율)다. '저작권이 만료된 저작물'로 분류되는 이 리듬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이 국내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다. '베이비 샤크'의 인기가 미국에서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회사인 삼성출판사와 캐릭터 상품을 생산하는 토박스코리아 등 관련 기업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