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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가사도우미 성폭행' 김준기 전 DB 회장 귀국 후 체포…혐의부인

'비서·가사도우미 성폭행' 김준기 전 DB 회장 귀국 후 체포…혐의부인
비서 성추행 및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미국으로 출국한지 2년3개월만에 돌아온 김 전 회장은 해외 체류로 인해 기소중지 상태였으며, 자진귀국 형태로 즉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는다. /사진=뉴스원

[파이낸셜뉴스] 비서와 가사도우미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이 23일 미국에서 귀국해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이날 새벽 3시 47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미국으로 출국한지 2년 3개월 만이다.

김 전 회장은 미국 뉴욕발 인천국제공항행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사전에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 '왜 이제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질문이 계속되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와 비서 성추행 혐의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고소당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의 비서로 일했던 A씨도 2017년 2~7월 김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해 고소장을 냈다. 김 전 회장은 질병 치료를 이유로 2017년 7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체류 기간을 연장해왔다.

2건의 고소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김 전 회장 사건은 지난해 5월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전 회장은 현지 이민변호사를 고용해 질병 치료를 사유로 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미국에 계속 머물렀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언론에 변호인을 통해 가사도우미와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