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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추락하는 잠재성장률, 구조개혁 시급하다

2년간 낙폭 OECD 3위.. 노동생산성 제고 나서야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내놓은 회원국 잠재성장률 추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2.7%로 추정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0.4%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2년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36개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1.6%포인트)와 터키(0.7%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잠재성장률 하락폭이 컸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가 노동과 자본 등을 활용해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장기적으로 달성 가능한 성장률을 말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4~5%를 유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대로 낮아진 이후 그동안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시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로 내리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도 아닌데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한꺼번에 0.6%포인트나 낮춘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한국의 최근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뉴욕시립대)는 생산성 문제를 지적한다. 그는 "생산성 향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단기부양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생산성을 높여야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성장은 생산요소(노동) 투입량 증가분과 생산성 증가분을 합한 것이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가용노동력이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금융협의회에서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으로선 생산성 제고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구조개혁이란 말이 사라졌다. 구조개혁은 기술혁신과 고통분담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은커녕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과거 경제성장의 우등생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이제는 성장잠재력을 잃으면서 일본처럼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