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은행·제조업 등 경기순환주, 뉴욕증시 상승 떠받친다

투자자들 주식 등 위험자산 이동
다우지수 2만8000포인트 ‘최고’
생필품 등 경기방어주는 소폭 ↑

은행·제조업 등 경기순환주, 뉴욕증시 상승 떠받친다
은행, 제조업, 석유 등 경제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기순환주가 뉴욕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면서 시장 흐름이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옮기고 있는 흐름이 다시 확인됐다. 투자자들이 가까운 미래의 경기침체를 더 이상은 걱정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최근 주식시장 흐름이 투자자들의 달라진 태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15일 다우지수가 2만8000포인트를 찍으면서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최근 수개월간 오름세를 은행, 제조업, 석유 등 경기순환주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대신 경기침체가 예상될 때 상승세를 타는 유틸리티, 생필품 등 경기방어주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블랙록 등 금융주는 이달들어 5% 넘게 뛰며 상승폭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폭 2.7%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또 경기풍향계로 알려진 캐터필러와 737맥스 기종 운항중단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보잉 주가도 이달들어 5%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급격한 상승 흐름을 탄 덕에 이들 경기순환주는 올 전체 상승률에서도 지수 상승폭을 앞지르게 됐다. KBW 나스닥 은행업종 지수는 올들어 15일까지 26% 뛰었고, S&P 500 산업업종 지수는 28%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폭 24%를 뛰어넘는 오름세다.

이같은 흐름이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지만 경기침체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시장의 믿음을 방증한다. 최근 수주일간 발표된 경제지표는 이같은 믿음을 더 굳건하게 만들고 있다.

미 노동부의 고용동향에서는 10월 신규 취업자수가 12만8000명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자동차 산업에 그림자를 드리우던 제너럴모터스(GM) 파업이 끝나면서 포드가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지었고, 이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만 남았다. 또 9월 예상 밖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우려를 던졌던 소매매출이 10월 반등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우려하던 소비 위축은 멀어졌다.

인프라캡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이 해트필드는 "경제가 붐으로 가고 있지는 않지만 재도약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침체에서는 여전히 멀리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흐름을 한 순간에 뒤바꿀 초대형 변수는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양측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언하며 무역합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는 있지만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