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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여야 대치 격화…"협상 무의미" vs "합법적 권한"

"협상의 정치 종언" vs "패스트트랙 과정 불법" 199건 신청 "국회 봉쇄 음모" vs "저항권 확보" 바미 오신환 '민식이법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 나경원 "민식이법 OK, 유치원 3법은 못 받아" 與 "필리버스터 철회 먼저…안 되면 '4+1'로"

필리버스터 여야 대치 격화…"협상 무의미" vs "합법적 권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2.0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김지은 기자 = 자유한국당의 국회 본회의 상정 법안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여야 대치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단인질극"이라고 맹폭을 퍼부었고, 자유한국당은 "국회법상 주어진 권한"이라고 맞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유한국당이 199개 민생·경제법안 전체를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은 것은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국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무지막지한 기획이 아닌가 의심된다"라며 "영화 속 집단인질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직격했다.

이 원내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설명하는 것들은 법질극의 첫 번째 석방 고려 대상이 민식이법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인질로 삼은 건 민식이법뿐만이 아니다. 199개 민생 법안 하나하나가 모두 국회를 봉쇄하기 위한 인질이자 법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이 국민 절반을 인질로 삼고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라며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에 대한 면죄부를 노린 것이 아니었는지 의심된다"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국민 절대다수가 원하는 검찰개혁의 길은 20대 국회 종료될 때까지 패스트트랙이 지연된다면 완전히 막히게 된다"라며 "한국당이 검찰에 선처를 구할 목적으로 민생을 볼모로 잡은 거 아니냐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찰개혁 법안 폐기 실행에 나선 거 아닌지 거듭 반문한다"라고 겨냥했다. 검찰에는 "국회 폭력 사태는 동영상 등 명백한 증거가 갖춰진 현행범 수준의 사안"이라며 조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엊그제는 한국당으로 인해 국회의 공존 정치가, 협상의 정치가 종언을 고한 날이 됐다"라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시도는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국회를 난폭하게 폭격한 정치적 폭거"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볼모로 삼아 국회를 봉쇄하고자 나선 상대와 대화하고, 협상하고,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라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절차를 밟아 검찰 개혁과 선거 개혁 무산을 노린 국회 봉쇄 음모를 하나하나 진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당이 대결의 정치를 불사하고 선동한다면 단호하게 맞대응하겠다"라며 선거제 개혁과 검찰 개혁, 민생·경제 법안과 예산안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방침을 밝혔다.

필리버스터 여야 대치 격화…"협상 무의미" vs "합법적 권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현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2.01. kmx1105@newsis.com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국회법상 주어진 권한'이자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저항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민주당을 향해 "불법의 불법을 이어가는 불법 여당"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개혁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과정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불법사보임으로 시작, 빠루와 해머를 동원한 폭력진압으로 민의의 정당을 욕되게 했다"라며 "그 후로도 90일의 숙의 기간을 보장해야 할 긴급안건조정위원회에서 날치기를 획책하고 곧바로 상임위를 열어 불법 날치기를 했다. 그러고는 끝내 불법 부의를 강행했다"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반역인가. 국회법상 명확하게 주어진 권한이다"라며 "본회의 열자. 민생법안 처리하자. 필리버스터 보장하자"라고 요구했다. 이어 "민식이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못 하게 한 것은 바로 여당"이라며 "민식이법은 애당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포함된 199건의 법안 모두를 필리버스터 하겠다고 신청했다는 비판에 대해 "여당은 (199건 신청 안 했으면) 순서를 바꿔서 자기들 필요한 법안만 통과시키고 본회의 닫아버린 다음 예산안이나 이런 것만 했을 것"이라며 "저항권 확보를 위해 부득이하게 모든 법안을 필리버스터 신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필리버스터 여야 대치 격화…"협상 무의미" vs "합법적 권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2.01. kmx1105@newsis.com
이에 나 원내대표는 "민식이법을 원포인트 국회 열어 (처리)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못 받을 이유가 없다"라면서도 "유치원 3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당 안이 따로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에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회 재적 5분의 1이 출석하면 본회의 열리게 돼 있다. 그런데 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은 것, 민주당의 불참은 야당의 저항권 봉쇄를 위한 불법 봉쇄다. 의장과 민주당이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게 먼저다"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완전히 전제되지 않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그 속에서 순수한 민생 법안, 경제활력 법안,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자고 한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라며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해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당 최고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2~3일 동안 한국당을 포함해 야당과 의견을 나눌 생각"이라며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정상적인 의사 진행에 조건없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국당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으나, 필리버스터를 철회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한국당 태도 변화가 없다면 4+1을 원칙으로 의사 진행 및 안건 처리에 나설 예정"이라며 "당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 민식이법 포함한 민생 관련 법안을 반드시 정기국회서 처리한다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whynot8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