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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한' 한 달도 안 남아..北美 마주앉을 가능성은?

北 "연내 새 계산법 없다면 '새로운 길' 간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 급속도로 식고 있어
지난 10월 실무협상 결렬 후 대화 움직임 '無'
北 대형 도발 가능성.."연내 북·미 대좌 어려워"

'연말 시한' 한 달도 안 남아..北美 마주앉을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북미 정상은 2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1차례 회동했지만 비핵화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고,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최근 급속도로 식으면서 김 위원장이 말한 '연말 시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이 북한에 전해질 가능성 역시 낮아지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정했던 연말 시한이 한 달도 남지 않게 됐다.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의 움직임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지만 미국은 별다른 반응이 없어 협상 재개 가능성은 닫히고 있다.

2일 현재 올해는 한 달을 채 남기지 않게 됐다.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자는 북한의 지속적 담화와 성명에 대해 침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곧 만나자"는 뜻을 트위터를 통해 전했지만 이후 회담을 위한 미국측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움직임 없는 美..北 추가도발 가능성 커져
북한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남용 도발로 해안포 사격과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 등 강행하고 미사일 전력을 가다듬는 군사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북·미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북한이 지난 여름 이후 수십 곳에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위한 콘크리트 토대를 증설하고 있다 보도했다. 이 시설은 ICBM 발사에도 사용할 수 있어 북한이 연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준의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외교의 성과로 북한의 핵·ICBM 실험 중단을 꼽아온 만큼 ICBM 실험을 한다면 북·미 대화는 파국으로 접어들 수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체 고도화 과정을 지속했고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최근 계속되는 대남·대미 무력도발은 연말 시한을 정해놓은 북·미 대화의 재개를 촉구하고 대화 틀 자체를 북한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미군도 정찰활동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2일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Spots)에 따르면 공군 특수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가 전날 오후 3시경 한반도 상공 3만1000피트에서 식별됐고, 앞서 지난 30일에는 미국의 전략정찰기 U-2S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등 정찰이 빈번해지고 있다.

■연내 북미대화 재개, 물리적 시간 태부족
북한은 연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탑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 2월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이 이어졌고, 6월에 판문점에서도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있었으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은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은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하고 영변핵시설 외 핵시설에 대한 신고 등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 표명을 바라고 있지만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 정도의 제한적 비핵화를 통해 대북제재를 전면 해제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

완연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개선시키기 위해 미국은 지난달 17일 북한이 공포를 느끼고 있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유예하기로 했지만 북한은 "미국의 본질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없다면 핵 문제가 논의될 수 없다"는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대화 분위기 자체가 조성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익한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그가 섣불리 북한의 대화 제안에 응한다면 대북정책 실패와 함께 북한에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북·미는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입장차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북한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고 협상 결렬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이후 북·미 간 후속 회담은 아직 얘기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물리적 시간 역시 태부족이다.
연내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 자체도 불투명한데, 실무협상을 통해 큰 틀의 합의가 있어야 열 수 있는 정상회담이 연내 연다는 것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복잡한 준비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급속도로 식고 있기 때문에 연내 북·미가 마주 앉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정말 ICBM을 실험 발사하면서 판을 깰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대미 도발을 하고,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다시 다가간다면 연내 실무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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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