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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 두고.. HDC "3200억" 금호 "4000억"

HDC "협상 촉구" 내용증명에
금호산업, 프리미엄 요구로 맞서
12일 주식매매계약 연기 가능성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과 현재 대주주인 금호산업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구주(6868만8063주·31.05%)가격을 두고 HDC는 3200억원대를 제시한 반면 금호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4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 탓에 오는 12일로 예정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연기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C는 최근 금호산업에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HDC가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치를 기대 이하로 책정한 탓에 HDC와의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HDC는 앞서 본입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으로 2조5000억원을 써냈다. 여기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입금액도 포함되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일 주가(5190원)을 기준으로 금호산업의 구주가치를 환산하면 3565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HDC는 구주 가치를 3200억원 가량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HDC 구주가치 평가액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넣어 적어도 7000억원을 확보해 그룹 재건의 종자돈으로 만들 계획이었다"면서 "현재 HDC가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인수합병(M&A)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1.3~1.5배 정도로 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가치는 4800억~5500억원"이라며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가치가 가치 책정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금호 입장에선 HDC의 평가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아시아나IDT(76%)와 에어부산(44%)등의 시가총액만 계산해도 각각 3000억원, 3400억원 가량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비율(807.5%)을 감안하면 HDC가 제시한 가격이 결코 낮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본입찰에서 HDC와 경쟁한 애경도 구주가격으로 3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