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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간 트럼프, 작심한 듯 남·북·중 모두 전방위 압박(종합2보)

나토 간 트럼프, 작심한 듯 남·북·중 모두 전방위 압박(종합2보)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한국 방위비 분담금·미중무역전쟁·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증액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제 대부분을 거론하면서 적국(북한과 중국)은 물론 동맹(한국과 유럽)까지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 "로켓맨 김정은, 필요하면 북한에 군사력 쓸 수"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요하다면 북한에 군사력(military)을 사용할 수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로켓맨' 단어가 나온 것은 2017년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크리스마스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자 김 위원장을 향해 레드라인을 밟지 말란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역대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하기를 바라지 않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와 김정은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그(김정은 위원장)가 합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했던 첫 번째 합의(싱가포르 합의)를 보면 그는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합의를 이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한국 돈 더 안내면 주한미둔 감축"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관련해서는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며 주한미군의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한미군 주둔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냐'는 질문에 "나는 양쪽 모두 주장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주둔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더 공평하게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보호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상당히 더 내는게 공정하다고 본다"면서 "여전히 한국이 내는 돈이 들어가는 돈에 비해 상당히 적고 지금 우리는 그들이 더 내도록 협상 중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아주 부자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나왔다. 한미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연다.

BBC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약 6조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분담금(약 1조 389억원)의 6배에 달하는 것이다.

◇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 없다"


최근 교착 상태를 겪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데드라인'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외교적 성과를 내고자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불식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협상은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을 앞두고 두 정상이 만날 장소까지 논의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 서명을 계기로 모든 과정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는 나는 중국과 합의를 선거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역 합의가 1년 남짓 남은 차기 미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그들(중국)은 지금 합의를 하고 싶어하고, 우리는 그 거래가 옳을지, 그렇지 않을지 지켜보겠다"며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과 협상을 아주 잘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중국)이 합의를 원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합의를 원하는지에 따라 달렸다"고 덧붙였다.

◇ 유럽에도 "나토 방위비 더 내라"…獨 집중 공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 국가를 상대로도 나토 방위비 증액을 거듭 압박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나토를 어떻게 통합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나토를 통합하는 데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한 뒤 돌연 방위비 문제를 꺼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나토에 방위금을 국내총생산(GDP)의 4.0~4.3%를 내고 있다. 반면 독일은 GDP의 1.0~1.2%밖에 지불하지 않는다.
그건 불공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토 29개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GDP의 2%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1000억달러 방위비를 내놓기로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나토를 탈퇴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