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美, 중동에 최대 1만4000명 추가 파병 검토

이란 위협에 대처 억제 수단 필요
새로운 충돌 기폭제 작용 우려도

출범 이후 파병 규모를 줄이려고 애쓰던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동에 대규모 파병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란의 위협에 대처할 억제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오히려 파병 확대가 새로운 충돌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중동 지역에 최대 1만400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5월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습사건과 다음달 발생한 무인정찰기 격추 사건 등을 거치면서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는 등 중동 내 미군 숫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WSJ에 의하면 5월 이후 중동으로 증파된 미군 숫자는 약 1만4000명이다. 미군 관계자는 현재 해군 병력과 지상군 등을 고려했을 때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미군 숫자가 약 6만~8만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력 뿐만 아니라 함선과 장비들도 추가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빠르면 이달 안으로 추가 파병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며 해외 군사 분쟁에서 발을 빼고 파병된 미군 병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 시리아에서 2000명의 병력을 빼내려다 힘의 공백을 우려한 나라 안팎의 우려 때문에 절반만 철수시켰고 올해 들어 남은 절반도 빼내겠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 정부와 미군 내에서는 이 같은 조치로 이란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적인 우려와 동시에 이란과 원수지간이자 자신의 강력한 지지 세력인 이스라엘의 요구를 감안해 방침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억제수단은 역동적이고 우리의 대응 또한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앞세우고 있는 현 정부가 군사적 압박을 함께 동원할 경우 이란이 추가로 도발하거나 중동의 긴장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본다.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주)은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가 올해 중동에 1만4000명을 보냈으면서 또 같은 숫자를 보내려 한다며 "국방부는 지상전이라도 준비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금 미국이 당장 파견 가능한 항공모함 전단이 전체 11개 가운데 5개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 중동의 위협을 동시에 대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