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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 위성 발사장서 중대 시험 성공"…ICBM 엔진 시험 유력(종합2보)

北 "중대한 시험 진행…성공적 결과 당에 보고" "전략적 지위 또 한번 변화시키는 작용할 것" 동창리, 북한 ICBM 탄도미사일 개발의 요람 해체 약속했으나 비핵화 협상 교착되며 둔화 ICBM 엔진 성능 개량, 고체연료 시험 등 관측 北 '새로운 길' 치닫나…한미 정상 긴급 통화

北 "서해 위성 발사장서 중대 시험 성공"…ICBM 엔진 시험 유력(종합2보)
[서울=뉴시스]2016년 평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의 지상분출시험 장면. 2016.09.2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대한 시험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의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ICBM급 미사일과 관련된 시험을 통해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 전 미국을 최대치로 압박하고 동시에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오전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만 짧게 덧붙였다.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이라고 부르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북한 ICBM 연구개발의 요람이다.

북한은 이곳에서 지난 2012년 ICBM급으로 평가되는 '은하3호'로켓을 발사하고 2016년 2월 장거리 로켓으로 광명성 4호를 쏘아올렸다. 국제 사회에서 위성 발사체로 비판했지만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였다고 주장했다.

또 2017년 3월에는 ICBM급 화성-14형, 화성-15형 등에도 사용된 백두산 엔진의 연소 시험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일부 해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움직임을 자신의 주용한 성과 중 하나로 내세우기도 했다.

北 "서해 위성 발사장서 중대 시험 성공"…ICBM 엔진 시험 유력(종합2보)
[워싱턴=AP/뉴시스]사진은 2018년 12월5일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북한의 서해 미사일 발사장. 2019.03.0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합의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지난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동창리에서의 해체 움직임도 둔해지고 일부 복원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의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 예의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보도 내용에서 '전략적 지위'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을 고려했을 때 전략 무기인 ICBM과 관련된 엔진 시험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중대한 시험'이라는 단어가 사용돼 그동안 ICBM용으로 사용됐던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전환한 엔진 시험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2017년 11월29일 마지막으로 발사된 ICBM급 미사일인 화성-15형의 엔진 성능을 개량해서 추가 검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성-15형 발사가 한 차례만 시험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당시 러시아산 RD-250트윈 엔진의 개량형을 추정되는 엔진을 사용해 화성-15형을 발사했다.

北 "서해 위성 발사장서 중대 시험 성공"…ICBM 엔진 시험 유력(종합2보)
[서울=뉴시스]지난 2017년 11월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이뤄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아울러 북한은 이번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의 중대한 시험을 통해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 전에 미국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을 동시에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대화의 문을 완전히 걸어 잠근 상황은 아니다"라며 "엔진 시험을 통한 미국의 압박 겸 새로운 길을 위한 준비운동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는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들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상 간 통화를 진행하고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동창리 발사장과 관련된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