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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심리 돌아오고 있다지만 대외여건 개선 '반짝 반등' 그칠 듯 [홍남기號 1년 성적표]

11월 ESI 순환변동치 2년만에 ↑
국내경기 부진해 지속될지 미지수

정부, 경제심리 돌아오고 있다지만 대외여건 개선 '반짝 반등' 그칠 듯 [홍남기號 1년 성적표]
/사진=뉴스1
경제심리가 지난달 2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내년까지 반등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외여건 개선으로 심리가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국내 경기상황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내년 경기전망을 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경제심리 개선 지속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상승한 91.1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23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춘 이후 11월에는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E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것이다. 경제주체인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보여준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면 ESI 순환변동치가 산출된다.

ESI가 반등하자 정부 측에서는 경제심리가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일 SNS를 통해 "결코 낙관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경제심리 종합지표인 ESI가 개선세이고, 지난달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서 소매판매지수가 전년동월 대비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 경제심리 평가나 전망은 정부 시각과는 다르다. 특히 현재의 반등 흐름 지속성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본다.

경제심리 개선이 주로 외부효과로 이뤄진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심리 반등을 이끌었던 CSI 상승 요인을 보면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주가 호조였다. 현재 무역협상을 보면 미·중이 대립하고 있다 보니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 평이다. 따라서 무역협상 국면이 다시 분쟁 국면으로 전환된다면 국내 경제심리도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에서도 경제심리 상승 전환에 대해 "ESI 순환변동치가 상승했지만 반등이라고 하기는 이르고 저점을 확인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경제심리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 등 대외여건 개선과 함께 국내 경기나 지표 반등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한 차례 반등을 보였다고 경제심리 반등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 일시적 현상으로 지표를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내년 경제심리나 경기를 끌어올릴 요소가 사실상 재정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경제심리를 보면 '엘(L)'자 형태로 갈 것으로 본다. 더구나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유럽연합(EU)·중국과 충돌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