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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트럼프 고맙다!"..美 제치고 세계 1위 콩 생산국

내년 햇콩 수확량 1억2110만t
美 무역전쟁에 악천후까지 겹쳐

브라질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콩(대두)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미국의 악천후가 사상처음으로 브라질이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 콩 생산국 자리로 올라가는 디딤돌을 놔 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농업공사(CONAB)를 인용해 브라질의 내년 초 햇콩 수확량이 1억2110만t을 기록해 올 가을 966만톤을 수확하는데 그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콩 생산국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의 콩 수확량은 미국의 콩 수확량에 비해 25% 많은 수준이다. CONAB에 따르면 올 봄 브라질 농민들은 3680만㏊의 면적에 콩을 심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0만㏊씩 경작면적이 늘었다. 남반구의 봄은 대개 10월 중순에서 11월 사이다. 미 대두수출협회(USSEC)의 짐 서터 회장은 "미국이 브라질보다 수확량이 적어지는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미국의 대두 경작 농민들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콩 파종시기의 홍수로 이중의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미국산 콩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고,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중인 지금도 철회되지 않고 있다. 또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 농민들은 올 봄 당초 콩 경작규모를 전년비 5% 줄어든 8460만에이커로 잡았지만 파종 시기 폭우와 이로 인한 파종 어려움으로 인해 실제 경작규모는 7670만에이커로 쪼그라들었다. 농업컨설팅 업체 MD 상품의 페드로 데즈네카 파트너는 "시장이 미 농민들에게 콩을 적게 심으라는 신호를 보내 농민들이 이를 따랐고, 그리고 나서는 모든 걸 적게 심으라는 자연의 메시지가 왔다"고 말했다.

브라질 농업장관은 브라질의 콩 생산 도약이 미국 덕이라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테레자 크리스티나 다 코스타 브라질 농업장관은 "타결되지 않은 미중 무역협정이 브라질에 일시적이지만 매우 유익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콩 수입국 중국이 미국산 콩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콩으로 수요를 돌리면서 브라질 콩 가격은 뛰고 미국 콩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이번주 들어 브라질 최대 콩 선적항인 파라나구아 항에서 콩 가격은 t당 363.50달러로 미 걸프만에서 거래된 콩 가격인 t당 348달러보다 높았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는 이보다 좀 더 높은 값에 거래됐지만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것은 다르지 않다. 미 콩 선물 가격은 부셸당 8.99달러로 지난해 중반 중국의 미국산 대두 25% 관세가 매겨지기 전에 비해 1달러 가까이 폭락했다.


여기에 브라질 헤알 약세와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헤알은 올들어 달러에 대해 7% 평가절하돼 브라질 수출 콩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헤알로 환산된 수출대금은 높이는 이중 효과를 내고 있다. USSEC의 서터 회장은 "강달러가 전세계 농민들에게 가능한 경작을 확대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