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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위해'… 사우디, 이란에 화해 제스처

관계개선 목적 평화 계획안 전달
이란도 원유 수출망 보호 긍정적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분쟁과 원유정제시설 폭격 등으로 얼어붙은 이란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리야드 주식시장에 상장한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가 상승 등 경제적 이유로 위협 요인인 이란과 관계 개선을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태세 전환에는 지난 9월 중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아람코의 아부카이크 탈황 정제 시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월 중순 사우디의 우방국인 미국이 이란의 유조선을 폭격하면서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는 듯 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내 원유공급망을 보호하는 게 향후 아람코의 주가 상승을 위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의 한 관료는 "아람코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리야드 주식 시장을 위해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 및 유럽과 미국 관계자들은 최근 두달 새 이란과 물밑에서 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 대표간 메시지를 직접 교환하고 오만과 쿠웨이트, 파키스탄 등 제 3국의 중재를 통해서도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또한 자국의 원유 수출망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사우디의 물밑 관계 개선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람 가세미 프랑스 주재 이란 대사는 "지난 10월 홍해에서 이란 유조선이 미군으로부터 피격당한 후 향후 석유 수출분 보호를 위해 사우디에 공격행위 중단 및 협력 등을 명시한 '평화 계획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WSJ는 양국의 긴장 완화 무드 조성이 사우디의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영향도 컸다고 분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11일 상장한 아람코의 주가가 2조 달러를 넘어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란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이란과 갈등이 커질 경우 사우디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