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ICBM? SLBM? 위성발사체?…北 '성탄 도발 선물'에 촉각

ICBM? SLBM? 위성발사체?…北 '성탄 도발 선물'에 촉각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군인들이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북한이 자체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레드라인(금지선)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위협하자 미국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북한 비핵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ICBM? SLBM? 위성발사체?…北 '성탄 도발 선물'에 촉각
8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이동식 미사일 화성-15형이 공개되고 있다. (TV화면 캡처) 2018.2.8/뉴스1


ICBM? SLBM? 위성발사체?…北 '성탄 도발 선물'에 촉각
© 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북한이 자체 설정한 미국과의 연말 비핵화협상 시한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경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북한이 지난 13일 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 다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 등 강도 높은 도발이 예고되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14일 담화에서 "2019년 12월13일 22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됐다"며 "전략적핵전쟁억제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혀 지난 7일에 이어 이번에도 ICBM이나 위성 로켓 발사를 위한 엔진 시험을 추가로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이 진행한 시험의 소요 시간이다. 북한은 22시41분부터 48분까지 7분 간 실시했는데 전문가들은 7분 간 엔진 연소시험을 했을 경우 2단 또는 3단의 다단 추진체 시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단 추진체의 경우 일반적으로 7분 이상의 연소시간을 버티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해 10~20t급 2단 엔진을 새로 개발해 시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 크리스마스 전후로 IC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에 가져다 줄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서울발 분석 기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은 액체연료를 이용한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어 ICBM 발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 ICBM 화성 14형과 15형을 발사했는데 이 때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 때의 미사일 엔진 성능을 개량해 기술적으로 진전된 신형 ICBM을 개발 중이라는 추정이다.

다만 북한이 도발 행위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레드라인'은 넘지 않기 위해 ICBM보다는 다소 강도가 낮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성발사체나 ICBM은 추진로켓과 유도조종장치 등 핵심기술이 동일하기 때문에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 개발로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성발사는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 약속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핵탄두와 같은 상당한 중량을 태평양 건너편으로 실어 보낼 수 있는 로켓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같은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이 주로 북한이 위성 발사 또는 ICBM이나 핵실험의 가능성까지 점치는 가운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의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최근 해상 초계기 P-3C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는 점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P-3C는 세계 각국에서 적국 해군, 특히 잠수함의 동향을 감시하는 대잠작전 항공기로 애용하고 있다.

P-3C는 지난 4일에도 한반도를 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미 북한은 지난 10월2일 비행고도 910여㎞, 사거리 약 450㎞의 SLBM을 쏜 적이 있는데 당시 공개된 미사일의 외형을 볼 때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러시아나 중국에서 쓰이는 신형 SLBM 형상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탄두가 둥근 모양을 취하고 있어 폭발물을 다수 탑재해 발사하는 다탄두 미사일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남포 조선소의 미사일 수중발사 시험용 바지선에서 경미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14일 보고서도 SLBM 시험발사를 예측하게 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16일 공개한 '2020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 결렬 시 SLBM과 다탄두 ICBM 개발 등을 위한 노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동창리 등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대한 추적,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밀 분석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