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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말시한'에 발목 묶여…내년 고강도 도발 예상"

"김정은, '연말시한'에 발목 묶여…내년 고강도 도발 예상"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20 국제정세전망 설명회'에서 최강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제공) © 뉴스1


"김정은, '연말시한'에 발목 묶여…내년 고강도 도발 예상"
한국 민간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연구원 갤러리에서 '2020 국제정세전망 설명회'를 열고 북한 및 주요 국가들의 외교·안보 정책을 전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산정책연구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연말 시한'을 정해 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이 스스로 발목을 묶는 결과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북한은 내년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간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 소속 연구위원들은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말 시한'을 정하면서 김 위원장이 올해 안에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내년에는 무력시위에 나서야 할 수도 있는 부담을 떠안았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시나리오 7가지를 제시하며, 최악의 경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해안포 공격 등으로 한국과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13차례 단거리 발사체 발사시험을 실시했으며 최근에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신범철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상유지를 하면 손해를 안 보는 상황"이라며 "북한은 현 단계에서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사실상 핵보유로 가기 위한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 반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기존 제재 강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겨우 북중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는데, 중국이 북중 관계를 지속할 것인지 혹은 국제사회에 발 맞춰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유는 대북 영향력을 동북아 정세나 대미 관계에서 지렛대로 이용할 심산이기 때문이다. 16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해제 결의안을 제출한 것도 북한이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는 듯한 '액션'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서라고 박병광 선임연구위원은 해석했다.

한국은 북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로 한국을 지치게 해 우선 핵동결을 하는 식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하겠지만 "비핵화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신범철 연구위원은 "도발이라는 것은 승산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승산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못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전면전을 감수하기엔 손해가 크기 때문에 애초에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차두현 경희대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사태를 장악하고 확실하게 남북한 관계에서 주도적 목소리를 내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 주변국으로부터 협력을 얻기 어렵다"며 "한국의 카드는 제한돼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 대로) 안 되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