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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한·미 ‘밀당’ 지속..파병·NDAA 변수됐나?

韓, 美 안보 기여.. 호르무즈 파병 카드?
상원 동과 트럼프 서명 앞둔 NDAA 변수
과도한 분담에 대한 美 의회의 우려 담겨
협상 상황은 아직까지 ‘오리무중’ 지속돼

방위비 한·미 ‘밀당’ 지속..파병·NDAA 변수됐나?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국방연구원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5차 회의 1일차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5차 회의 2일차 마지막 회의가 18일 열렸지만 양측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오전 11시경 시작된 회의는 오후 3시 35분경 끝났다.

현행 체제인 제10차 SMA의 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로 시간이 2주도 남지 않은 만큼 이날 협상 타결에 실패했을 경우 한·미 양측은 협상 공백속에서 내년 초 다시 희의를 열어 분담 수준을 논하게 된다. 아직까지 협상 전반에 대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미는 지금까지 5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양측은 좀처럼 협의점을 만들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측은 현행 분담금(1조389억원)의 6배에 육박하는 50억달러(약 6조원)을 요구했고, 우리측은 SMA 틀 내에서 적정한 분담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담금을 더 내라는 미국의 압박과 과도한 인상안에 저항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 속 협상은 현재 5차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고 있다. 심지어 제임스 드하트 협상대표가 이끄는 미 대표단은 지난 11월 3차 회의 당시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기까지 했다.

5차 회의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4차 회의까지 한·미 모두 큰 틀에서는 입장 변화가 없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공간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즉 회의 차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 입장차는 ‘무변(無變)’이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이끄는 대표단은 SMA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3대 항목 내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기존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 대표단은 미국의 인상 압박에 맞서 호르무즈 파병 등 동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미국의 방위·안보에 참여할 수 있는 카드를 썼을 가능성이 있다.

드하트 대표가 방한한 지난 15일 외교부도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던 것도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분담 수준을 놓고 미국과 적극적 줄다리기를 벌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점이다.

'주한미군 현수준 유지' 내용의 국방수권법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놓은 것도 협상 과정에 변수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법안은 주한미군의 수를 2만8500명으로 명문화해 앞으로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함부로 쓸 수 없게 됐다.

또 국방수권법에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과 일본의 직·간접 기여 및 분담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토록 하는 조항도 담겨 있는데 이는 방위비 폭증이 동맹 가치를 해칠 수 있다는 미 의회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협상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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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