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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적자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가 책임 다하길

자동차 '스몰3사' 중 하나인 쌍용차가 쇄신에 나섰다. 11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노사는 지난가을부터 임원 감축, 상여금 200% 삭감 등 자구안을 펴고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사가 똘똘 뭉친 셈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지분율 74.65%)인 인도 마힌드라의 결단이 절실하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2009년 옥쇄파업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77일간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을 벌였지만 결국 중국 상하이차는 먹튀 논란을 남긴 채 회사를 버리고 떠났다. 파업 종료와 함께 노조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서 탈퇴했고, 회사는 인도계 마힌드라로 넘어갔다. 이후 쌍용차는 노사평화의 모범 직장이 됐다. 정일권 노조위원장은 최근 인도에서 마힌드라 관계자를 만나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경영난 속에서도 파업을 일삼는 르노삼성·한국GM 노조와 대비된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작은 메이커들이 살아갈 공간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은 속속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로 갈아탈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아예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은 현대·기아차 독주가 더 심해졌다. 올해 현대차 점유율은 50%를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신차 개발 능력에서 쌍용차 등 스몰 3사는 대형사와 경쟁이 안 된다. 4년 전에 나온 '티볼리'는 약발이 떨어졌다.

이런 악조건에서 쌍용차가 살아남으려면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 일부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측면 지원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린다. 미국 GM 본사와 산은이 동시에 지원한 한국GM 사례를 염두에 둔 모양이다. 하지만 산은이 한국GM을 지원한 것은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마힌드라의 채권자일 뿐 주주는 아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선 마힌드라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10년 전 상하이차는 투자도 하지 않고 기술만 빼돌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마힌드라는 상하이차와 다른 길을 걷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