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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성탄절에 '박근혜 탄핵·사면' 놓고 필리버스터 공방

野 정유섭 "박근혜 형 집행정지 해야…복수해야만 하냐" 與 강병원 "탄핵 부정 세력인 한국당이 개혁 방해해"

여야, 성탄절에 '박근혜 탄핵·사면' 놓고 필리버스터 공방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면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발언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2019.12.25.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성탄절인 25일에도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는 여야가 서로를 겨냥한 각종 비판론을 꺼내들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문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오전 11시3분부터 마이크를 잡은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발언 초반에 "이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해달라. 1000일이 된 여자 대통령, 뭐 그렇게 증오로 복수를 해야되겠느냐. 박 대통령한테 그렇게 복수할 것이 많느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정 의원은 "아직도 이렇게 전 정권 사람들에 대해 (복수를) 아직도 만족을 못하느냐"며 "세계 어느 나라가 가장 우수한 기업의 총수를 3년 내내 재판에 묶어놓느냐. 계속 족쇄 걸지 말라. 진짜 치사하게 정권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정 의원은 "경제 정책을 전환하라고 해도, 전환할 것 같은 김진표 의원 같은 사람은 민주노총 등에서 반대한다고 한다"며 "극좌파들이 반대한다고 대통령이 총리임명을 안 하냐. 그러면 대통령도 극좌파 아니냐. 이래서 어떻게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냐. 정신 차려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선거법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법이 통과되면 정말 비례만 내는 정당, 지역구만 내는 정당, 또 선거판의 눈치보기와 선거연대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머리를 잘 쓰고 전략을 잘 쓰면 이기는 선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중에 비례민주당 만든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발언 마무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거를 보지 말고 미래를 보라. 그리고 마음을 열어서 반대세력도 포용하라. 자기 편만 보지 말고 국민 전체를 보라"며 "지금처럼 돈과 사람이 우리나라를 떠나면 10년 후, 20년 후 우리 국민들이 중국인들에게 발마사지하면서 먹고살게 되지 않겠나. 국가를 퇴보시키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여야, 성탄절에 '박근혜 탄핵·사면' 놓고 필리버스터 공방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19.12.25. jc4321@newsis.com
정 의원 이후 오후 2시7분부터 발언 권한을 넘겨받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초반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시작했다.

강 의원은 "촛불 시민혁명으로 국회가 압도적으로, 사법부가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마무리 지었다"며 "그러나 이 탄핵을 유일하게 인정하지 못하는 집단이 한국당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그 뒤의 국회에서의 혼란, 개혁 방해 폭력들이 정당화되고 지속되는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쇄신이라는 말은 한국당에 어울리지 않는다. 왜냐면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이 공고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탄핵했던 세력들은 목소리조차 낼 수 없다. 태극기부대와 같은 목소리를 내야 당에 살아남고 공천에 가까이 다가가기에,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과제를 철저하게 방해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강 의원은 "문희상 의장에 대해 한국당의 공격이 과도하다"며 "비판할 수 있지만 도가 지나치다. 인신공격이 나무하고, 국회에서의 경륜과 연배를 봐서 쉽게 할 수 있는 분이 아님에도 막말을 서슴치 않는다. 국회의장에 대한 공격은 국회의원 본인에 대한 공격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스스로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의사 일정을 마음대로 바꾼다고 비난하는데, 정말 이것이 불법이었다면 왜 온몸을 던져서 막지 않느냐"며 "이것이 불법이 아니라 의장의 권한이며 당연히 할 수 있는 적법한 진행이기 때문에 본인들도 막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정부를 공격하는데만 열을 올릴 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전혀 협조를 안했다. 문재인 정부가 잘 되면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이 부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못한 개혁과제를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해야할 것 아니냐. 정부가 추진하려는 개혁과제를 하나하나 반대하는 것이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강 의원은 오후 4시43분께 2시간 38분간의 발언을 종료했고 이후 유민봉 한국당 의원이 차례를 이어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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