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50시간 15명의 필리버스터…'전방위 공세' 한국당, '반격' 민주

50시간 15명의 필리버스터…'전방위 공세' 한국당, '반격' 민주
국회 본회의장 전경. 2019.12.2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정상훈 기자,이균진 기자 = 역대 3번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6일 0시를 기해 종료됐다. 임시회 회기가 이날 밤 종료됨에 따라 필리버스터 역시 자동적으로 끝난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마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면서 시작된 필리버스터에는 15명의 여야 의원들이 나서 총 50시간여 동안 설전을 벌였다. 발언이 실제로 이뤄진 시간은 49시간46분이다.

특히, 선거법에 대한 여야의 첨예한 이견으로 통상적으로 소수 정당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인 필리버스터에 여당 인사들도 나서면서 이례적으로 보수와 진보진영 인사들이 번갈아 가면서 발언대에 서면서 양측의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필리버스터에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7명, 민주당 6명, 바른미래당 1명, 정의당 1명의 의원이 나섰다.

가장 먼저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주호영 의원은 23일 오후 9시49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49분까지 4시간 동안 발언대를 지켰다. 주 의원의 뒤를 이어 김종민 의원은 4시간31분, 권성동 의원 4시간55분, 최인호 의원 3시간39분, 지상욱 의원 2시간49분, 기동민 의원 2시간38분, 전희경 의원 3시간41분, 이정미 의원 1시간52분, 박대출 의원 5시간50분, 홍익표 의원 3시간, 정유섭 의원 3시간2분, 강병원 의원 2시간36분, 유민봉 의원 45분, 김상희 의원 1시간35분, 김태흠 의원 4시간53분 동안 발언했다.

필리버스터의 시작 시점부터 임시회 회기 종료까지의 기간이 짧았던 만큼 지난 2016년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당시 야권인 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발해 실시했던 필리버스터와 비교했을 때 발언자가 적고 토론시간 역시 짧았다. 당시 필리버스터에는 총 38명의 의원이 192시간25분간 발언했다.

사흘간 진행된 필리버스터에선 한국당 등 보수진영은 여야 4+1 협의체가 합의한 선거법을 강하게 성토했다. 유민봉 의원은 "민주당과 4개의 군소정당이 합의해서 올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몇 개의 부품이 빠진 불량품"이라며 "독일 벤츠 엔진에 티코 바디를 얹은 격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나라에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선거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4+1 협의체가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한국당이 합의를 깨고 오히려 비례대표제를 없애는 청개구리 개혁안을 내놓았다"며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지 않는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5개 나라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한국당이 공직선거법이 처리될 경우 비례한국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수면 위에 올라온 위성정당 문제를 놓고도 대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새로운 룰이 생기면 더 많은 의석을 얻을 방법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하면서 꼼수라는 비판에 "무슨 꼼수냐"고 되물었다. 진보진영에선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며 "자신도 기만하고 국민도 우롱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문희상 의장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본회의 사회를 보던 문 의장 앞에서 '문희상 씨'로 지칭하기도 했고 "시정잡배와 다를 게 무엇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날선 비난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는 않았지만 국회를 비하하는 발언이 나오자 발끈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세도 펼쳤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경제정책, 외교안보 정책 등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장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