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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률 절반 '뚝'…12·16 약발 절반만 먹히나

서울 집값 상승률 절반 '뚝'…12·16 약발 절반만 먹히나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집값 상승률 절반 '뚝'…12·16 약발 절반만 먹히나
26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뉴스1 자료사진)©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이철 기자 =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집값 상승률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대책의 효과 지속성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상승세 둔화 등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관망세에 접어든 것뿐이라며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를 기록해 12·16 대책 발표 직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집값은 최근 26주 연속 상승하면서, 상승 폭도 지난해 9·13 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0.2%)을 기록했다. 1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에도 집값은 거침없이 올랐다. 오히려 상한제로 지정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 상승세는 더욱 커졌고, 결국 정부는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18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절반으로 줄고, 상승세를 주도했던 지역은 서울 평균 이상 둔화했다. 강남3구와 강동구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 상승률은 0.1%를 기록해 직전 3분의 1 이하로 나타났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던 양천구 상승률도 0.61%에서 0.23%까지 낮아졌다.

정부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세를 끼거나 대출을 많이 받아 사는 '갭투자'가 줄어들고, 보유세 부담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물이 좀 나올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주택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의 긍정 평가와 달리 풍선효과 등으로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이번 감정원 통계에서도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지역의 상승세는 크게 둔화했으나,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노원·강북구 등 강북권은 상승 폭을 유지한 지역이 존재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 기준 아래인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오히려 호가도 오르고 매수 문의도 여전하다"며 "(정부가 판단한) '안정'의 기준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상승세 둔화는 대출 규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장기적으로 매수세를 꺾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임미화 전주대 교수는 "연말연시 거래가 둔화하는 측면이 있어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계절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며 "1월 설날 이후 본격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급매물이 나올 수도 있고, 거꾸로 9억원 미만 아파트 중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경우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도 "대출 규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영향을 줘 매수세가 꺾인 것"이라며 "(12·16 대책이) 단기적으론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 가능성이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