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부실·강압수사 의혹만 불거져
"수사 역량 강화 기회로 삼아야"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에서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0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지난 11월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52)와 재심 조력자인 변호사 3명이 재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상반기 경찰이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으로 부침을 겪었다면, 하반기에는 검찰과의 갈등 과정에서 드러난 수사의 적절성 여부가 비판을 받았다.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여파는 하반기까지 이어졌다. 버닝썬 사건은 내부 인물 부실수사 의혹으로 이어지며 검찰로부터 경찰청이 압수수색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진범 논란을 겪고 있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8차 논란에 대해서는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지고 당시 담당형사가 입건된 상황이다.
■'버닝썬' 여파, 하반기까지 이어져
3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윤모 총경(49)의 비위 혐의와 관련해 지난 9월 27일과 10월 15일, 16일 총 3차례에 걸쳐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 건물 등을 압수수색했다.
버닝썬 관련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던 윤 총경은 유착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검찰은 윤 총경을 수사 무마 대가로 비상장 주식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했다. 이 혐의는 경찰의 자체 수사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혐의다. 이 때문에 '경찰이 내부 인물 감싸기식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윤 총경 간의 관계에 집중해 수사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도 비판 의견에 대해 국감에 출석해 "경찰 단계에서 (알선수재) 혐의를 밝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화성사건 현재진행형… 경찰 '부담'
화성 연쇄살인사건 관련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점은 경찰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 유력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할 당시만 해도 경찰 과학수사의 개가를 올린 것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모방범죄로 결론났던 8차 사건에 대한 강압수사 논란이 떠오르고, 검찰이 이례적으로 직접 수사에 나서면서 검·경의 대립 양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8차 사건은 30년 전 윤모씨가 범인으로 잡혀 20년 간 옥살이를 한 사건이다. 관련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윤씨에 대해 가혹행위를 하고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결국 당시 형사계장을 포함해 수사라인에 있던 경찰관과 검사 등 8명을 입건하고 8차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갔다. 법원도 다음달 8차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당시 수사관은 모두 공소시효가 소멸돼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도의적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수사 역량 강화 반면교사 삼아야"
전문가들은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부실 수사' 오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찰관 개개인의 수사 역량 강화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경찰은 하나라도 잘못하면 비판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작은 일 하나라도 정성을 기울여 신뢰를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법 이론도 중요하지만, 초임 경찰관 시절부터 철저한 과학수사를 통해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분석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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