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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조희연 "초3·중1 진단평가 보류, 일제고사 트라우마 때문"

신년 기자회견 중 기초학력 저하 논란 두고 진단평가 실시 보류는 "교원단체 협력 필요" "국제중 일반중 전환해야…4개 교육청 협의" 이중언어특구 "희망한 학교 중심 지원할 것"

[일문일답] 조희연 "초3·중1 진단평가 보류, 일제고사 트라우마 때문"
[서울=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1.02.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올해 초3·중1 대상 기초학력 지필평가를 보류한 데 대해 "과거 일제고사로 어려움을 겪은 교육단체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일제고사와는 다른 방식의 기초학력 진단이 필요하다는 데서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다만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는 "세간의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정된 국제중학교 운영 평가는 예정대로 실시하되, 일반중으로의 전환은 "타 교육청과 협의 후 합의된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교육감,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과거 혁신교육에 부족한 점을 느낀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대표적으로 기초학력 문제가 그렇다. 혁신 기조 아래에 창의 지성 교육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혁신학교는 학력 떨어지고 공부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른 배움과 학습을 더 치열하게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교권에 대한 강조도 말씀드렸다. 그 밖에도 마치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립시키는 교육감처럼 비춰졌는데, 교권 향상도 강조하고 있다."

-초3, 중1 대상 지필형 진단평가가 보류됐는데 이유는.

"(정책 변경은) 후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도 새로운 길을 가기 때문에 교사 및 교육단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는데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교원단체 등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교원단체의 우려가 있어 각계 전문가 20여명이 모여 3개월간 토의했다. 선생님들 중 일부가 원하는 평가 방식을 행정적 차원에서 억누른다면 학교 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고, 정책 취지도 전반적으로 흐려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개인적으로 진단 방법을 수립해 제출하면 받아들이고, 서열식 일제고사 부활에 대한 우려도 포용하기로 했다."

-혁신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낮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기초학력 문제가 심각한 건 맞지만, 우리 공교육의 일반적 문제로서 제기했을 때 동의한다. 그런데 그것의 원인을 혁신학교 때문이라고 하면 그건 이념적 진단이다. 동의하지 않는다. 혁신학교에서는 1등에 가려진, 2등부터 꼴등까지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개별적 노력들이 앞서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국제중 운영평가를 예정대로 추진하는지.

"기본적으로는 자사고 외고의 일반고 정책이라는 큰 정책 전환에 비춰볼때 국제중도 일반중으로 전환되는 게 맞다고 본다. 교육부에도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국제중이 있는) 서울, 경기, 부산, 경남 4개 교육청이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 교육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다만 기조 변화가 없다면 운영 평가는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다."

-교육부가 고3 선거교육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는데, 모의선거교육이 별도로 필요한가.

"만18세 이상 고3 일부에게 이미 투표권이 주어진 상황에서는 올바른 참정권 교육이 시급하다. (모의선거 포함) 여러 방식으로 참정권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선거법이 모호해 유권자로서 고3 학생이 학교, 학교 밖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과 할 수 있는 행동을 정확히 변별해서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이사장으로 있는 징검다리 교육공동체에 꼭 모의선거 교육을 맡겨야 했나.

"비판이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모의선거를 시행한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는 단체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YMCA전국연맹 지침을 주요 준거로 삼아 빨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정치편향성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이중언어특구는 이번 달 중 예정대로 추진하나.

"이중언어 역량을 갖도록 하는 것은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 수 년간 노력을 해 왔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 중국 동포 등을 대거 유입시키지 않느냐는 우려나 오해가 증폭돼 왔다. 지금처럼 방치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외 다른 경로는 없다. 지역을 부정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는 없다.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지원하겠다."

-조국 전 장관 아들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공결 처리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조사나 감사 진행할 계획 있는지.

"지금 당장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점검 후에 답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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