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중동 위기 속 외교부 '대책반' 가동..호르무즈 파병은 검토중

중동 위기 고조 속 외교부 내 대책반 긴급 구성 
호르무즈 파병은 결정안돼..구체적 기여 검토중
이란 사령관 사망에 말 아껴"미국과 적절한 소통"

중동 위기 속 외교부 '대책반' 가동..호르무즈 파병은 검토중
이라크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에 3일 새벽(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차량이 공습으로 불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일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드스군'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혁명수비대의 지원과 지휘를 담당하는 정예 부대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5일 외교부는 조세영 1차관 주재로 최근 중동 위기 대응 대책반을 구성했다. 미군의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령관이 사망하고, 이에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정세가 얼어붙고 있는데 대한 긴급 대응 차원이다.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중동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확보다. 외교부는 대책반을 중심으로 상황에 대응하고 정부 국방부·산업부·국토부·해수부 등 유관 기관과도 협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말했고 이란 체제의 특성상 이란이 모종의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보복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나 주식·환율시장에 반영될 것이고 향후 이 같은 위협 요소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날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 내 교민과 기업인은 1600여명으로 이라크 외부 지방에 있어 실질적 위협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24시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라크 외에 이란에는 우리 국민 290여명이 있고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에는 700여명, 150여명이 나가 있다"면서 "24시간 해외안전지킴센터를 통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고, 기관·교민·기업과 소통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될 수 있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상선의 70%가 호르무즈를 지나다니고 있어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데 변함은 없다"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 기여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에 따른 안전조치 강화를 위한 구체적 논의를 위해 오는 6일 오전 관계부처 대책회의가 열리고, 회의를 통해 각종 대응 조치들을 점검하고 상부기관에 보고, 더 높은 차원의 부처협의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위기 속 외교부 '대책반' 가동..호르무즈 파병은 검토중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가운데)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또 최근 중동의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이끈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사망 사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외교부 당국자는 "사항이 민감해 답변하기 곤란하지만 한·미는 적절한 선에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의 가혹한 보복에 사이버 공격도 해당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전문가들 시각에 따르면 직접적 군사충돌은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이란 군부의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정예군) 사령관의 동선을 추적했고 그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지시에 따라 드론을 이용한 공습으로 차량 공격을 감행, 살해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솔레이마니와 동승했던 이라크 내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인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 역시 사망했다. 공습에는 미 공군 소속 무인기인 MQ-9리퍼가 동원됐고 차량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