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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오늘 미국행…폼페이오 만나 호르무즈·북핵·방위비 논의

강경화, 오늘 미국행…폼페이오 만나 호르무즈·북핵·방위비 논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국내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Mike Pompeo)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기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3.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3일 한미외교장관회담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한다. 강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를 비롯해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북미대화, 해를 넘긴 방위비 협상 등 어려운 숙제를 안고 방미길에 오른다.

강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후 9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일 3국의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상황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 한미관계의 포괄적·호혜적 발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최근 중동지역 정세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국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 압박'vs'교민 안전' 호르무즈 파병 해법 찾나

최근 중동에서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는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란 간 갈등 이후 처음 개최되는 장관급 회담인 만큼, 미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동에서 동맹국들의 기여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들에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공동방위'에 동참하라고 요청해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직접적으로 파병을 요구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과 방위비 협상 등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함정을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가 불가피하고,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9일 "정부의 결정이 (중동 지역 교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파병 결정 시엔 청해부대 활용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미 대화 교착…北 '통미봉남' 속 韓 중재자 역할 가능할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북한이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재차 밝히면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친서를 전하며 북미 대화 재개의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북미) 대화 복귀 기대감은 멍청한 생각'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아울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북한은 "남조선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며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비난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통미봉남' 전략을 고수하는 가운데,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접경 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추진 등 남북협력사업들에 대해 미국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 넘긴 방위비 협상…절충안 도출해낼 수 있을까

한미가 같은 시기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6차 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양 장관 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을 수 있다.

한미는 지난해 9월 제11차 SMA 협상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을 번갈아 가며 연말까지 총 5차례 회의를 했지만, 절충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가 올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6차 회의는 협정 공백 상황에서 열린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기정사실화하며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잉그러햄 앵글'에 출연해 "부자나라 한국이 분담금을 훨씬 더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한미군 순환배치와 훈련, 장비 구입, 수송,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 제공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부분이 SMA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존의 Δ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Δ군사건설 Δ군수지원 이외에 항목 추가는 여전히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양측이 의견 차이를 차츰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4월 총선과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고려하면 양측 모두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