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캐나다 교통국, 이란 초청으로 추락기 운항기록 조사 참여

사망자 176명 중 57명이 캐나다인 트뤼도 "138명이 캐나다행, 캐나다의 비극이다" 조사관 파견, 블랙박스 분석팀도 곧 출국

캐나다 교통국, 이란 초청으로 추락기 운항기록 조사 참여
[몬트리올=AP/뉴시스]몬트리올 이란계 커뮤니티 회원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이란 추락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캐나다의 교통안전국은 13일 (현지시간 ) 이란 정부의 초청을 받아 테헤란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운항기록장치와 음성 녹음 등을 함께 분석, 조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여객기는 미사일 공격을 받아 176명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으며 그 가운데 57명이 캐나다인이다.

AP통신은 케이시 폭스 캐나다 교통안전국장의 발표를 인용해 캐나다 교통국이 추락기의 사고가 어디에서, 언제 일어났든지 '블랙박스'의 내용을 공유하고 분석하는데 캐나다 당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이란이 부탁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이란 정부가 사고 조사를 위해 캐나다 교통안전국과 미국 국립교통안전국(NTSB), 그리고 사고가 난 여객기를 만든 미국 보잉사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폭스국장은 "우리는 지금도 매일처럼 이 번 사고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조사 결과가 어디까지 갈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조사단장인 나타샤 반 템셰는 캐나다 교통전문가들이 사고 현장 조사에 초빙된 것은 사고기가 캐나다제 항공기도 아니고 사고 장소도 캐나다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조처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서 이미 캐나다 조사관 2명이 이란으로 가기 위해 비자를 신청했다. 운항기록장치의 다운로드와 분석을 맡을 전문가 팀도 곧 파견될 예정이다.

지난 8일 새벽에 일어난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사건으로 사망한 탑승자 가운데에는 이란인과 이란계 캐나다인이 가장 많았다. 이란 당국은 처음엔 기체 결함을 주장하며 군관련 사고임을 부인했지만, 11일부터는 서방국가들의 비난과 확실한 영상자료 제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실수로 인한 격추'임을 인정했다.

반 템셰 조사단장은 사고 현장 뿐 아니라 왜 이란 항공당국이 애초에 이란이 이라크내 미국기지를 공격할 때부터 공항이나 민간항공기 운행을 미리 막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이란은 2012년 외교관계를 단절했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외무부는 이번 사고 이후로 이란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한 연락을 취해왔다.

한편 이란은 이라크내 미군시설들을 폭격한 이후로 미국의 보복이 예상되는 등 긴장감 속에서 여객기를 미사일로 오인해 미사일을 발사, 격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암살에 대한 보복전이었지만 미군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38명의 탑승자의 목적지가 캐나다였기 때문에 이 번 사고는 캐나다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많은 대학생들과 신혼부부, 의사들과 학부형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가장 어린 희생자는 1살짜리 여아였다.

캐나다 외무장관과 이번 사고 피살자가 소속된 나라 대표들은 16일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사망자가 속한 나라들은 캐나다 외에 이란, 스웨덴,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영국, 독일 등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