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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은 했지만…"깨지기 쉬워"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2년여간 계속된 무역전쟁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양국 간 긴장감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 이어 유럽 등과도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세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미중 1단게 무역합의 서명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은 1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으며, 1200억달러 규모에 대한 15%의 관세도 7.5%로 낮추기로 했다.

◇ 中, 합의 이행 불확실…무역합의 깨지기 쉽다 : 이번 합의에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지식재산권 보호 등과 관련한 원론적인 내용이 포함되긴 했지만 이를 강제할 방안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2단계 무역 협상을 곧 시작할 것이며 2단계 협상이 마무리되면 대중 관세를 즉각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는 2단계 합의가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노무라증권의 아메미야 아이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합의 속) 중국의 약속은 어마어마한 규모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무역 합의가 깨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거론, "중국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교역국에서의 수입량을 매우 많이 줄여야 하거나 국내에서 다른 변화를 만들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그룹의 세자르 로하스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미중 간) 긴장이 계속되리라 생각한다"며 "미국은 1단계 협상에서 관세를 지렛대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대중국 투자에 대한 더욱 엄격한 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美, EU와도 무역전쟁 가능성 :
이번 합의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은 다소 잠잠해졌다 하더라도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전쟁이 부상할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됐다.

미국은 EU를 상대로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소송에서 승리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근거를 마련했다.


여기에 프랑스가 미국 IT기업 등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면서 미국도 프랑스산 와인 등에 보복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어 EU와의 무역전쟁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에 이란을 상대로 핵합의(JCPOA) 위반을 규탄하면서 분쟁절차를 시작하지 않을 경우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트래티거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댄 클리프턴 정책연구 책임자는 "유럽에서 불길이 치솟을 위험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놀라 이익실현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