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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호르무즈 해협' 美안보구상 동참 아닌 독자 행동에 무게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청와대가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오후 CBS 라디오 이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일원으로 우리가 참여하는 형태의 파병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다만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와 관련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검토도 아직 결론이 안 났나'라는 질문에 노 실장은 "내부적으로는 상당 부분 진척이 돼 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는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간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노 실장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원유의 70%가 지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고, 이라크와 이란은 우리 교민과 기업들이 상당히 진출해 있는 나라"라며 "우리 교민과 기업의 보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실장의 말을 종합하면 IMSC 참여 방식의 파병은 '결정된 바가 없고',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며, IMSC에 참여하는 방법 외에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고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뜻이다.

특히 노 실장은 '말씀하신 미국 주도의 IMSC 일환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이란에서 볼 때는 (IMSC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사전에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양자 관계 속에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이란 관계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희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IMSC에 불참하면서도 우리 교민과 기업의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독자적 군사행동에 무게가 실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우리 정부가 중동 정세에 기여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절충안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부터 강감찬함과 교대해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임무지를 옮기는 방안이 언급된다.

미국은 자국과 이란 간 충돌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과 관련,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미국 주도의 다국적 호위연합체에 한국이 파병해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라며 "현지에 진출한 교민과 기업의 안전, 에너지 수송, 한미동맹, 이란과의 외교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6일과 9일에 이어 이날(16일)에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중동지역 정세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NSC 상임위에서는 "최근 이란과 미국의 갈등에 따른 중동 지역 정세와 관련, 우리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