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늘어나는 '우한 폐렴' 환자..."1700명 이미 감염" 주장도

- 영국 감염증연구센터 "이미 1700여명 감염"
- SCMP, 中 우한의 중부 외에 남부 선전과 동부 선전에서도 의심 환자
- 中 당국, "환자 수 축소는 유언비어"

늘어나는 '우한 폐렴' 환자..."1700명 이미 감염" 주장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자가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이미 170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밖 나라에서도 나타난 감염자가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 중부 후베이성 외에 동부 상하이와 남부 선전에도 의심 환자가 나타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중국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체계를 갖췄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중국 내 우한 폐렴 감염자가 17명이 공식적으로 추가됐다. 이로써 모두 62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

18일 AFP통신과 영국 BBC,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 등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감염증 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 동안 국외에서 보고한 감염자 수와 우한 공항을 출발한 국제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월12일 시점에 총 1723명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연구센터의 닐 퍼거슨 교수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실질적인 인체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며 “1주일 전보다도 한층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남부도시인 선전에서 적어도 2건, 동부도시인 상하이에서 1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90명 이상, 대만에서 4명 이상 발생했어도 우한 외에 중국 본토에서 감염이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공식 보고는 아직 없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SCMP는 “선전의 2명은 전염병 치료 전문병원에서 격리 중”이라며 “한 의료 소식통은 상하이 병원에서 한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확산 가능성을 표명했다. WHO는 “우한 외곽의 중국 도시에서 발생한 사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일부 사례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라며 “다른 나라 사례를 봤고 상황이 계속 진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질병관리센터는 ‘우한폐렴 5대 유언비어’라는 글을 통해 당국이 환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우한시 위건위는 지난 17일 하루 동안 우한 폐렴 환자가 17명 늘어 62명이 됐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이 가운데 3명은 중증 환자다. 위건위는 “역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 감염자 중에는 화난 수산시장에 노출 전력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알렸다.

위건위에 따르면 17명 중 12명은 남성이었다. 8명은 60세 이상이었고 발열, 기침 등 첫 증상이 시작된 것은 1월13일 이전이다. 아울러 환자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763명이며 이들 중 681명은 이상이 없어 의학 관찰 대상에서 해제됐다.
밀접 접촉자의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절(春節)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SCMP는 보건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춘제 기간 동안 (외국에서 일하는)수백만명의 중국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가기 때문에 (다시 일터로 돌아가면) 이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