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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우한폐렴에 경제도 긴장… 냉정하게 대처하길

中 사스 때 성장률 하락
회복세도 그만큼 빨라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폐렴으로 세계 경제가 바싹 긴장했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중국·홍콩·마카오·대만 등 중화권에서 80명이 사망했고, 확진자는 2700명을 넘어섰다. 미국,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에선 27일 4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올해 세계 경제를 괴롭히는 검은백조(블랙스완), 곧 뜻밖의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지난 2002~2003년 중국 광둥에서 발생한 사스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우한폐렴은 타이밍이 아주 좋지 않은 때 터졌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1% 성장에 그쳤다. 이는 톈안먼사태 직후인 1990년(3.9%)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미 전염병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 번졌다. 관광·소비 측면에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을 도리가 없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국이다. 중국 경제가 가라앉으면 세계 경제도 그 영향권 안에 든다. 특히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 감염자 확산을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우한 봉쇄를 전후해 이미 수천명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중국 빅데이터 분석도 있다. 우한에서 온 무증상 입국자가 나중에 확진자로 바뀐 사례도 나왔다. 우한 나아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과거 신종플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보듯 전염병은 조기 차단이 최선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7일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검역 단계부터 환자 유입을 차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사스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관광·항공·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정부는 메르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했다. 이처럼 전염병은 조기 차단되지 않으면 경제에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간신히 2% 성장했다. 올해는 2.4%가 목표다. 우한폐렴은 분명 한국 경제에 악재다.

다만 향후 사태 진전을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폐렴이 아직 세계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 역시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과거 사스 사례를 보면 사태 해결 후 중국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금으로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되 냉정함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