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인력 선발해 초등학교 배치
아동범죄 예방·청소년 선도 앞장
2018년 범인 검거·지원 5000건
내년 초등학교 1개교당 2명 목표
아동안전지킴이가 발에 통증을 호소하는 초등학생의 발을 주무르며 돌보고 있다. 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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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은퇴한 전문인력을 활용한 아동안전지킴이를 초등학교 1개교당 1.75명 수준으로 증원해 아동안전망 강화에 나선다. 아동안전지킴이는 맞벌이·핵가족화 등 보호체계 약화로 위험에 노출된 아동들을 위한 지역사회 공동 안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대응책으로, 아동범죄 예방 및 청소년 선도를 위한 치안보조 인력을 가리킨다. 경찰은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국민 관심과 치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내년도 초등학교 1개교당 2명 배치를 목표로 증액예산안을 확보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학폭예방에서 검거지원까지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안전지킴이는 범인검거 및 지원을 비롯해 전반적인 학교폭력 예방 등 아동보호 활동과 취약장소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4월 경남 통영 소재 한 초등학교 내에 성인 남성이 들어온 것을 지켜본 아동지킴이는 남성의 행동이 수상해 추적 후 주거지를 특정했다. 이후 다음날 해당 남성에 대한 성추행 신고가 접수되자 수사에 협조해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는데 기여했다.
지난 2018년까지 아동안전지킴이가 범인을 직접 검거하거나 경찰관의 범인 검거를 지원한 사례는 약 5000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기준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2건), 강·절도 범죄(4건)을 비롯해 납치유인 범죄(2건)도 실적을 내는 등 아동안전지킴이가 적극적인 아동보호 활동에 두곽을 나타내고 있다. 수상한 사람이 쫓아와 겁을 먹은 초등학생의 귀가길을 동행하기도 하고, 비행청소년들이 자주 모이는 공원을 순찰하다 흡연하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제지후 SPO(학교전담경찰관)에 연결하고 쉼터로 안내하는 등 활동 영역은 다양하다. 특히 지난해는 늘어난 인력만큼 전년비 범죄예방 및 보호활동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성폭력 예방'은 전년대비 172건 늘어난 297건, '비행 선도'도 전년대비 2249건 늘어난 9478건에 기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안전지킴이 활동은 지난 2018년 교사·학부모·아동·지킴이를 대상으로 대국민 만족도 조사결과 체감안전도(82.8%→83%) 향상에 기여를 해 확대 필요성을 고려해 선발기준 강화와 인력증원으로 아동보호망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며 "아동안전지킴이 1만명 시대에 걸맞게 지난해 도입된 복무경고제, 활동평가제 등 운영실태를 점검해 복무관리·감독 체계를 개선해 적극적인 지킴이 활동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만535명 선발 예정
지난 2008년 4월 처음 운영된 아동지킴이 사업은 2013년 경찰청 신규사업으로 편성된 이후 지난해까지 거의 매년 인력이 증원돼 지난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경찰은 올해 아동안전지킴이를 전년대비 528명을 증원한 1만535명 선발해, 초등학교 1개교당 1.75명 수준으로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오는 2월 7일까지 대한민국 재향경우회 회원 또는 군·소방·교정·학교 등 시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아동·청소년 관련 분야 경력이 있는 대한노인회 회원을 대상으로 2020년도 아동안전지킴이를 모집하고 있다. 사진을 포함한 지원서와 범죄경력확인동의서, 개인정보동의서 등을 지참해 신청하면 된다. 아동안전지킴이에 선발될 경우 1일 3시간, 주 5회 근무하고, 활동비 48만9630원을 지급 받게 된다.
아울러 현 정부의 추진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부응해 내년도에는 1만2128명으로 증원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증액예산안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안전지킴이 사업은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제와 관련해 여러 정부부처 국정과제로 선정돼 '아동안전망 구축'과 '일자리 창출' 실현이라는 점에서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보호 '3대 치안정책' 중 아동 학대·실종 대책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아동안전지킴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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