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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콜록대는 中 경제, 정부는 대응책 있나

신종 코로나는'블랙스완'
여야 정치권도 힘 모으길

세계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계령이 내려졌다. 중국 경제는 이미 콜록대고 있다. 일본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신종 코로나가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성장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무라는 올해 중국의 1·4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 6%대에서 2%포인트 넘게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중국이 쪼그라들면 다른 교역국들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한국처럼 대중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는 악화일로다. 사망자, 확진자 수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각국은 신종 코로나를 비상사태로 취급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은 전세기를 동원해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올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블랙스완(검은 백조), 곧 뜻밖의 악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29일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해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종합점검회의에서 "과도한 경제심리 위축이 우려된다"며 "모든 부처가 경제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장 반도체와 자동차가 걱정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작년 실적을 발표했다. 1년치 영업이익은 반토막났지만 4·4분기만 보면 일부 반등 조짐이 보였다. 하필이면 이때 신종 코로나란 돌발변수가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수요국이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반도체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도약을 노리던 현대차도 전략을 손질해야 할 판이다.

사스 사례를 보면 당시 중국 경제는 사태가 진정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가 사스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다른 길을 걸을지는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을 때 정부는 이른바 '메르스 추경'을 편성하는 등 경기진작책을 폈다. 지금 국회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조차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부디 민생과 직결된 경제만은 여야가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