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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학교공간, 미래 혁신의 바람을 담다

[차관칼럼]학교공간, 미래 혁신의 바람을 담다
학교공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눈앞에 성큼 다가온 미래를 맞아 항상 비슷한 모습이었던 학교공간에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공간혁신 관련 설명회와 연수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2019년부터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추진해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사용자 중심의 교육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몇몇 현장을 방문해 사례를 볼 기회가 있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는 유연한 교실,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학습공간 등을 학생들이 설계한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실제 사용자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한 학생 중심 공간들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들이었다.

2019년까지 특정 영역 위주의 소규모 시범사업으로 학생과 교사가 주도하는 공간혁신 모델을 만들어냈다면, 2020년부터는 이를 확장해 학교 건물 단위로 본격적으로 공간을 혁신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2019년 6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에는 60개교를 대상으로 1조원, 2021년에는 70개 학교를 대상으로 1조4000억원까지 지원규모를 확대한다. 학생과 교사는 단순히 공간구성에 의견을 더하는 정도가 아니라 예산과 공간계획까지 포함해 새로운 학교의 설계에 나선다.

학교 단위 공간혁신을 좀 더 도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중심이 돼 미래학교를 만드는 '인디(InDe)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인디(InDe)프로젝트'란 혁신(Innovation)과 파괴(Destruction)의 합성어로,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학생과 교사가 미래학교를 만드는 주인공이 된다는 의미다.

지난 1월 18일 대한민국교육박람회에서 '제1회 학교 단위 공간혁신 인디워크숍'을 열고 인디프로젝트를 실천하는 학생 교사 200여명과 함께 공간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토론이 이뤄졌다. 각자가 경험한 공간혁신 사례를 발표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날 보람고의 공간혁신 사례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정치와 법' '미술' 등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주도해 공간혁신안을 만들고 학생 자원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홍보와 의견수렴을 했다. 건축과 설계 전문가로 구성된 '촉진자'는 전교생 워크숍에 참여해 학생들의 설계안에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했다.

공간혁신을 직접 주도했던 학생들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공간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하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문제해결 과정을 경험하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미래교육의 본질은 학생이 실생활 속에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경험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바꿔나가는 경험을 했고 학교, 사회, 더 나아가 세상 또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아직 이 사회의 주류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새로운 관점에서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주체임을 나는 믿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을 통해 미래 사회의 창조자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