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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신종 코로나보다 불경기가 더 무섭다"

상점 등에 주홍글씨 딱지
일상적 소비회복 나서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자영업자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집 밖 생활이 무너지면서 식당에는 종업원만 덩그러니 앉아있는 풍경이 낯설지가 않게 됐다. 확진자가 거쳐갔거나 그 가족이라도 관련된 곳이면, 세부 지점이 죄다 공개되면서 폐쇄 낙인이 찍힌다.

급기야 확진자가 머물렀던 가게의 주인 가족 신상까지 털릴 정도다. 보건당국의 방역조치가 완료됐는데도 정상영업이 가능치 않은 것은 물론 가게 주인 자녀가 등교하는 것까지 지역 주민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렇게까지 주홍글씨를 새길 필요가 있을까. 지금 상황이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급한 건 아니라는 전문가들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중소자영업 피해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 당시 특정지역에 국한했던 것과도 비교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회원 10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98%가 신종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응답자는 도소매, 숙박, 개인서비스업 등 종사자였다. 연합회에 따르면 예정됐던 각종 모임은 물론 정부 지자체 관급 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더 피해가 컸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현장에선 신종 코로나보다 경기악화가 더 공포"라고 했다. 외부활동이 중지되면서 호텔·관광업계도 치명타를 입고 있다. 여행업계 1·2위 합작사가 만든 전세기 전문여행사는 설립 10년 만에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지금의 코로나 공포가 지나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마스크와 손씻기, 기침예절 등 기본만 철저히 지키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도한 공포는 건강한 시민들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국가 전체로 봤을 때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국무회의에서 "긴장감을 갖고 철저히 방역해야 하지만 과한 불안감으로 경제가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장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정부가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리기 바란다"는 주문도 했다. 지금 같은 국민 불안은 정부의 미덥지 못했던 초기대응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국민 건강보다 중국 눈치보기에 급급해 보인 저자세 외교도 부인 못한다. 앞으로 정부는 믿을 수 있는 방역과 지혜로운 상황 대처로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기업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