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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국제 연합군, 나토 산하로 재배치될 듯" FT

트럼프 "유럽, 중동 지역에서 역할 확대해야" 전방위 압박 유럽, 전투병 추가 파병 대신 이라크 훈련 임무 확대키로

"이라크 주둔 국제 연합군, 나토 산하로 재배치될 듯" FT
[브뤼셀=AP/뉴시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해 1월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1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군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 연합군을 나토군 산하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나토가 중동에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FT는 부연했다.

FT에 따르면 29개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12일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나토의 역할 확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FT는 많은 유럽인들이 이라크군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 연합군을 나토 산하로 재배치하는 것이 대규모 부대를 배치하지 않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나토 회원국들은 전투부대 추가 파병 요구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 방위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전략 유지를 원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지 병력 훈련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좋은 도구 중 하나"라며 "예방이 개입보다 낫다. 그리고 나토는 그렇게 해온 오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나토 주재 미국 대사인 케이 베일리 허치슨은 나토가 이라크에서 훈련 임무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을 환영했다.

그는 11일 기자들에게 "미군과 나토군이 영원히 머물지 않도록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만 FT는 복수의 외교관들을 인용해 나토 산하로 재배치되는 국제 연합군의 규모와 성격, 이라크의 동의 확보 등 해결해야할 세부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의회는 미국이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뒤 자국내 외국군 전면 철수를 결수했다.

국제 연합군을 파견한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솔레이마니 살해 이후 안전 확보를 위해 이라크군 훈련 임무를 중단하고 인접 국가로 철수한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중동에 더 많이 개입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해왔다. 유럽 국가들이 중동 개입에 미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이란과 중동 지역 긴장을 고려해 중동 국가들에게도 나토 문호를 개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NATO ME(NATO+Middle East)'이라는 새로운 기구의 명칭도 제시했다.

그는 당시 IS 제거 등에 있어 중동에서 미국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는 취지의 압박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고 나토를 이용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는 냉전 기간인 1949년 러시아에 맞서 북대서양 지역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호방위기구로 당초 12개국에서 현재 북미와 유럽 29개국으로 참여국가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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