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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국민의당..'안철수 마케팅' 성공할까?

2016년 국민의당, 안철수와 호남계의 연합
2020년 국민의당, 안철수 마케팅에 '올 인'
지지기반 붕괴, 지지세력 축소 극복할까

부활한 국민의당..'안철수 마케팅' 성공할까?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안철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밀린 3위를 기록했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당이 부활했다. 그것도 안철수의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4년 전 이미 한 차례 한국 정치에 이름을 남긴 바 있다. 그때도 안철수는 국민의당의 구심점이었다.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은 지난 2016년 창당한 첫 번째 국민의당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다. 참신함과 새로움을 포기하고 '안철수 정당'이라는 정체성 보여주기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2020년의 국민의당은, 4년 전과 비교해 많은 것이 달라진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국민의당, 20대 총선 돌풍의 주역
첫 번째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2월 창당해 2018년 2월 해산했다. 당시 창당의 주역은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파로, 안철수·천정배·박지원 등이었다. 그들은 안철수계와 호남세력의 연합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안에서 친노세력과 주도권 다툼을 벌인 끝에 분당의 길을 걸었다.

첫 번째 국민의당은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안철수라는 강력한 구심력을 바탕으로 20대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23석을 휩쓸며 전국적으로 38석을 얻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정치는 냉정했다. 호남 민심 이반과 지지율 답보 상태를 마주했던 국민의당은 2017년 안철수 대선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도 밀린 3위를 기록하며 패하자 큰 타격을 입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 합당하면서 국민의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도와 다당제 등 신선한 정치목표를 내걸었던 첫 번째 국민의당의 정치실험은 안철수의 잇따른 패배와 함께 좌초됐다.

부활한 국민의당..'안철수 마케팅' 성공할까?
지난 9일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당, 안철수 마케팅 성공할까
국민의당이 해산된지 2년만에 두 번째 국민의당이 창당을 앞두고 있다.

창당세력의 주체는 또다시 안철수다. 이들은 '안철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도실용정당'이라는 정치목표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안철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안철수=국민의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들은 당초 당명으로 '안철수 신당'을 추진하며 노골적인 안철수 마케팅을 시도했지만, 선관위 불허결정이 내려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안철수 마케팅의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기반과 현역의원이 부족하다.

2020년 부활한 국민의당과 첫 번째 국민의당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호남세력의 부재다. 호남세력은 한 때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준 대주주였다.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으로 넘어온 현역의원이 17명이었던 것에 비해 두 번째 국민의당은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로만 구성됐다. 이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계파 의원들 모두가 비례대표라 당적 변경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례대표는 소속정당이 제명을 하지 않고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설상가상 계파 인사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김중로 의원은 "안철수계로 불리는 것이 싫었다"며 한국당행을 택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문병호 전 의원 등 안철수계 인사들도 보수정당 간판으로 총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는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4년 만에 모든 것은 달라졌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도와 신선함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 안철수는 사법시험 부활과 선거연령 추가 인하 등 선명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가 지역기반 상실과 지지세력 축소라는 정치적 과제를 극복하고 중도실용정당이라는 정치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