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손태승-권광석, 난관뚫고 순항할까

손태승-권광석, 난관뚫고 순항할까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우여곡절 끝에 한 배를 타게 됐다. 권 내정자가 사실상 손 회장의 사람이 아닌데도 '깜짝 발탁'된데다 이례적으로 1년 임기만 부여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선임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비밀번호 무단변경 논란 등 각종 난관을 뚫고 '손태승-권광석호'가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과 권 내정자간 '조직 안정'이라는 당장 눈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발을 맞춰 나가겠지만 상호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손 회장의 3년 연임에 힘을 실으면서도 차기 행장으로는 손 회장 측근이 아닌 권 내정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혼란 속에 휩싸인 우리금융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내린 선택이 조직내 역학구도를 흔들 여지를 만든 셈이다.

손 회장은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친정 체제'를 구축해 나간 모습이다. 지배구조 불확실성 속에서 지주 체제를 보다 강화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게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을 우리금융의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자리에 앉힌 점이다. 사업관리부문은 은행, 카드, 종금 등 그룹의 주력 사업을 지휘하는 조직이다. 은행 사업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에 자신의 최측근이자 권 내정자와 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던 김 부문장을 불러들인 것이다.

지주 부사장 자리를 기존 2개에서 6개로 늘린 점도 눈에 띈다. 출범부터 손발을 맞췄던 박경훈(재무부문) 최동수(소비자보호·지원부문) 부사장이 자리를 지켰고, 손 회장의 측근이자 우리은행에서 경영기획을 맡아왔던 이원덕 부행장은 전략부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대부분 손 회장 사람들로 자리가 채워졌다.

손태승-권광석, 난관뚫고 순항할까
(출처=뉴시스/NEWSIS)
반면 은행 부행장 자리는 부문장과 집행부행장 등 5개에서 이번에 3개로 줄어들었다. 은행의 인사권한도 축소됐다. 최근 우리금융은 계열사 대표가 임원인사를 단행할 경우 3일 전에 지주사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행장이 조직내 보폭을 넓히기 쉽지 않은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권 내정자의 임기가 이례적으로 짧은 1년으로 정해진 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권 내정자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손 회장이 취임할 당시 권 내정자는 우리PE 대표로 나가 직접적으로 손발을 맞출 기회는 없었다. 권 내정자 입장에서는 우리금융 이사회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조직 안정화에 우선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인정받은 뒤 연임을 노리는 선택을 해 나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손발을 맞춰 나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둘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