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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무너지는 40대 일자리, 총선용 땜질 넘어서야

한국 경제 허리 40·50대가 무너지고 있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의 몰락은 대한민국 자녀세대의 미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16일 통계청의 연도별 퇴직자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0·50대 비자발적 퇴직자는 48만9000명으로 2014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비자발적 퇴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69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세를 보였고 2017년엔 40만명대로 내려앉았지만, 2018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들의 일자리 붕괴는 직장의 휴업과 폐업, 일자리가 없거나 사업부진 이유가 가장 컸다.

40대 고용절벽은 1월 취업자 현황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늘었다고는 하나 증가분 90% 이상이 은퇴 연령층에 집중돼 재정으로 노인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통계청의 이날 경제활동인구 산업별 분석을 보면 40대 일자리는 특히 도매·소매업, 제조업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1월 40대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9000명이 줄었고, 제조업 취업자는 4만4000명 감소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들 업종 환경이 더 위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 60%는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매출 감소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자동차(13.9%)였다.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눈앞에서 증발해버리고, 어렵게 지켜온 40대 자영업자들 가게문이 이렇게 계속 닫히게 할 순 없다.
정부는 내달 말 40대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그저 숫자 늘리는 것만 신경 쓴 총선용 가짜정책이어선 안될 것이다. '좋은 일자리'의 진정한 의미는 정부가 급조해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기업과 시장의 활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체질을 바꿀 근본처방을 적극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