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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구경북서 전국 확산 우려...2주안에 대구 정리해야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틀 새 확진자가 51명이나 발생함에 따라 해당 지역의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번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에서 각각 33명과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신천지대구교회 교인 1001명이 자가격리됐으며 청도 대남병원 환자 및 직원 등을 대상으로 전수 검체검사를 포함한 역학 조사와 방역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신천지대구교회 전체 신도인 8000명의 명단도 공유받아 감염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경북 청도나 대구시의 경우 신천지교회와 관련된 사람이 많고 가족까지 고려하면 노출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진행하는 집단행사 등은 자제해달라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31번 확진자, 수퍼 전파자인가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천지 대구교회 사례는 감염원에 집단 노출된 집단 발병으로 보고 있다.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지표환자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31번 환자가 수퍼 전파자가 아닌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31번 환자가 주도적인 감염원이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에게 누군가가 또 감염시켰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는 진행 중"이라며 "현재 판단은 31번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을 무게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사망자, 병원 내 감염이 문제
국내 첫 사망자(63·남)는 지난 19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했다. 이는 사망자를 포함한 정신병원 전수조사 진행과정에서 사후인 20일 확진됐다.

의료계에서는 사망자 발생에 대해서는 예측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증이 발생한 후 한 달이 됐기 때문에 사망자가 나올 때가 됐다"며 "하지만 사망자가 병원 내에서 발견됐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병원 내 감염이었기 때문에 대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메르스 확지자는 186명이었고 38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20.4%에 달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가 확진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감염됐는지 모르는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문제"라며 "정부의 관리가 안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첫 사망자의 사례는 일본 첫 사망자와 비슷하다. 일본에서도 지난 13일 발생한 첫 사망자의 원인이 폐렴이었고 사후 검사결과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됐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은 "첫 사망자가 사망 후 코로나19 감염이 진단됐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았으면 감염자인지 몰랐을 것"이라며 "이는 병원 내 감염자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으므로 환자, 의료진, 방문객 등 전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타임 2주를 잡아라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감염자가 확산된다면 전국 단위의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구·경북지역의 감염자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있을지가 판가름나게 된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전국적인 감염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달려있다"며 "메르스는 밀접 접촉한 병원 내 감염이 주를 이뤘는데 코로나19는 증상이 경증이고 지역사회 감염도 발생했기 때문에 더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염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골든타임은 2주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이므로 그 전에는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엄 교수는 "이번 사망자를 보면 대구·경북지역에서 경증환자가 곳곳에 많이 포진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정부가 효과적으로 감염자를 제어해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산을 멈추려면 2주 이내에 해결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