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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 감염자 관리 실패땐 전국 단위로 확산 [코로나19 확산 공포]

31번 환자, 2차 감염 여부 조사
"청도 대남병원 감염자 많을 것
환자·의료진·방문객 전부 조사"
질본 "밀폐공간 집단행사 자제"

대구·경북 지역 감염자 관리 실패땐 전국 단위로 확산 [코로나19 확산 공포]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망자는 63세 남성으로 이 병원에 입원해왔으며 지난 19일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20일 바이러스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이 확인됐다. 뉴스1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병원 내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감염자 관리에 실패할 경우 전국 단위의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

■31번 확진자, 슈퍼 전파자인가

2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천지대구교회 사례는 감염원에 집단 노출된 집단 발병으로 보고 있다.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지표환자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31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가 아닌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1번 환자가 주도적인 감염원이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에게 누군가가 또 감염시켰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는 진행 중"이라며 "현재 판단은 31번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사망자, 병원 내 감염이 문제

국내 첫 사망자(63·남)는 지난 19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했다. 이는 사망자를 포함한 정신병원 전수조사 과정에서 환자 사후인 20일 확진됐다.

의료계에서는 사망자 발생은 예측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증이 발생한 후 한 달이 됐기 때문에 사망자가 나올 때가 됐다"며 "하지만 사망자가 병원 내에서 발견됐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병원 내 감염이었기 때문에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메르스 확진자는 186명이었고 38명이 사망, 사망률이 20.4%에 달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가 확진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감염됐는지 모르는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문제"라며 "정부의 관리가 안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첫 사망자의 사례는 일본 첫 사망자와 비슷하다. 일본에서도 지난 13일 발생한 첫 사망자의 원인이 폐렴이었고, 사후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됐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은 "첫 사망자가 사망 후 코로나19 감염이 진단됐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았으면 감염자인지 몰랐을 것"이라며 "이는 병원 내 감염자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으므로 환자, 의료진, 방문객 등 전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타임 2주를 잡아라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감염자가 확산된다면 전국 단위의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자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있을지가 판가름난다.

이재갑 교수는 "대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전국적 감염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달려있다"며 "메르스는 밀접접촉한 병원 내 감염이 주를 이뤘는데 코로나19는 증상이 경증이고, 지역사회 감염도 발생했기 때문에 더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염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골든타임은 2주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이므로 그 전에는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엄 교수는 "이번 사망자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경증환자가 곳곳에 많이 포진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정부가 효과적으로 감염자를 제어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산을 멈추려면 2주 이내에 해결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