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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박능후 "겨울이라 모기없다"…'창문열고 모기잡나' 비판에

"법적 근거 없지만 재난대책 일부로 관리지역 지정" "대구 종교단체 9000명 전원에 자가·시설격리 조치"

[일문일답]박능후 "겨울이라 모기없다"…'창문열고 모기잡나' 비판에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2.2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이기상 기자 =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해 '창문 열고 모기잡는다'는 비판에 대해 "창문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 것 같지 않다.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며 항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수본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대구·경북 지역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대구에 대해서는 추가적 전염 방지를 위해 관련 교회 단체의 9000명 전원의 명단을 확보해 자가·시설격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예방법상에 그런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병예방법이 전체적인 국가재난안전대책의 한 부분"이라며 "재난안전법의 특별재난구역 개념을 응용해 감염병예방법에 맞추어서 그 개념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대규모 확진환자 발생에 따른 병상과 인력 보강 계획도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진단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 4개소를 추가 지정하고 공중보건의 24명을 추가 배치하는 등 검사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며 "고위험군 방역 강화를 위해 대구지역에 입원 중인 폐렴환자에 대해 전수 진단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대한 방역조치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환자와 종사자 등 500여명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며 "중대본(중앙방역대책본부) 즉각대응팀과 중수본 현장대응팀 등이 현지에 파견돼 대구시, 경상북도와 함께 감염 전파를 통제하고 있고 범정부 특별대책지원단도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제한적으로 초기 단계,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의 방역체계를 상황에 적합한 방향으로 변경·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박 본부장 및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과의 일문일답

-유입 봉쇄에서 국내 확산 방지로 방역 대책이 전환됐는데, 방역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입장인가.

"방역 대책은 애초 유입 봉쇄 때에도 지역전파를 예측했고, 많은 전문가들과 준비를 해왔다. 지금 역시 유입 봉쇄 방역 대책을 버리는 것이 아닌 병행이다. 여전히 인접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그곳으로부터의 감염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 자체가 지역전파를 막기 위한 중요한 감염 대책이다."

-대구·경북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법적 근거는 없다는데 어떤 게 달라지나. 재정이나 인력 부분 지원이 바뀌는 것인가.

"지역전파는 시작할 때 보통 소수 사례가 발생한다. 하지만 어제(20일)와 오늘(21일) 대구·경북 등 특정 지역 특정 종교 단체를 통해 예상 밖의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 특별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지원을 하고, 사태의 조기 안정을 위해 (특별관리) 지역을 선정한 것이다. 감염병예방법상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국가재난안전대책의 한 부분으로 보고, 재난안전법상 특별재난구역이라는 개념을 응용한 것이다. 설정한 목적으로는 대구와 청도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과 대응방안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이해해달라."

-정부는 이 유행이 얼마나 갈 것으로 보고 있나.

"유행 기간에 대한 예측은 이르다. 이제 막 부분적인 지역 감염이 시작된 시기다. 어느 정도 추이를 보며 확대될지 아닐지를 지켜보겠다."

-안심 병원은 몇 개나 지정하나. 전국에 골고루 분배되나.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안심 병원, 병원 협회와 협의 끝났다. 몇 개소 지정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기 보다 병원의 자율적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크게 2가지 유형을 제시하는데 첫 번째는 외래 동선을 호흡기 환자만 다니도록 하는 유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외래부터 입원까지 전체 동선을 호흡기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메르스 때도 국민안심 병원이라고 병원협회와 협조한 경험이 있다. 협의가 끝나면 관련 내용이 나올 것이고 이에 대한 수가보상 등의 부분도 지원할 예정이다."

-위기경보 심각 단계 격상 논의가 이루어졌나. 국민안심병원에 대해 준비한다는데 현재 코로나19가 퍼지며 1, 2, 3차 의료기관 분업 체계를 정리해 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나.

"위기경보 단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역사회 전파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두 지역에서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에 위기 단계를 현재 경계 수준에서 심각 단계로 올릴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아직 지역사회 전파는 초기 단계고 부분적이라는 것이다. 전파 원인도 분명하고,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역학조사나 방역을 통해 통제가 가능하다고 본다. 질병 자체도 대부분 경증에서 완치되고 있고 20명 가까이가 이미 완치됐다. 경증으로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고 치료를 하면 길어야 2~3주 내외로 완치되고 있다. 임상 경험과 발생 빈도수를 감안했을 때 여전히 심각보다는 '경계' 단계를 유지하며 기존의 위기단계 수준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1차적으로 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증 환자가 많아 의원급을 찾으면 다른 환자가 이에 노출될 수 있다. 전화 상담이라든지 전화 처방 등의 부분을 가급적 허용하는 쪽으로 했다.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한시적으로 허용해 의원급 상담이라는 부분을 직접 오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차 병원은 경증 환자를 보고, 3차 병원은 중증환자를 진료토록 하려고 한다. 국가 지정 음압 병상은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격리치료를 하고 그 외 2차 병원, 감염병 지정병원 같은 경우는 경증 환자를 격리해 치료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대구에서 보건당국의 지침 따라 음압병실 1인 1실 수용을 일반 병실인 다인 1실로 전환한다고 했는데 대구에 한정된 조치인가.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병상이 부족하다. 4인실 병실은 한 병실로 한 명만 쓰고 있었다. 대구 등에서 많은 환자가 나오게 되면 전부 분리하기는 어려워진다. 이 경우 부득이하게 4인실에 코호트 격리를 적용, 4인실 내 같은 환자가 머물면 노출에 대한 걱정이 없으니 한시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대구·경북에만 적용한다. 다른 지역에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똑같이 적용할 것이고, 병상이 부족하면 코호트 격리하도록 지침이 있다."

-서울·경기에서 신천지 교회 폐쇄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비슷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 있나.

"중앙정부는 대구와 청도를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에 대해 신천지 교단과 협력해 명단을 파악하고 전수 확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교단 차원에서도 전국 교인들에게 자가에 머무르도록 지침을 내렸다."

-대남병원 입원 환자가 지금 300명이 넘고 직원 수도 많은데 코호트 격리를 한 건가. 임상위원회에서 중증환자만 음압실 이용토록 해야 한다는데, 준비하고 있나. 일반 병실에 입원해서 치료가 가능한 건가.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청도 대남병원의 환자는 분류 중이고, 일반환자와 정신질환자가 모두 있다. 정신질환자는 국립정신병원으로 이송 계획을 갖고 있고 일반 병상 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중증 환자는 기본적으로 음압격리병상 들어가는 것이 맞지만 경증 환자의 경우 꼭 들어가지 않더라도 1인실에서 이동형 음압장치를 설치한다든지, 일인실에 환기조건을 갖추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이 있고 대구에서 적용 중이다."

-31번 환자에 대해 슈퍼전파자, 물론 신천지나 청도병원이 슈퍼전파 장소일 수 있지만 어쨌든 감염원 특정할 수 없는 감염인데, 정부가 창문 열고 모기 잡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국 중국인에 대해 강화된 대책 시행할 계획 없나. 현재 중국인 유학생 문제 관련해 교육부가 가이드라인 내놨지만 기숙사 공간 부족이나 비용 등에 학교가 골머리 썩고 있다.

"창문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 것 같지는 않다.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이들에 대한 입국을 제한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있기 전 2만 명 들어오던 입국자가 4000명 수준이 됐고 이 가운데 1000명은 내국인이다. 지금까지 발생 환자 원인을 보면, 중국에서 들어온 관광객이 감염시킨 부분도 있지만 우리 국민이 감염원이었던 부분도 많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 이를테면 내국인까지 차단 않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사실인데 특정 국가에 특정한 사람들만 제한하는 것이 방역적 관점에서 옳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내·외국민을 막론하고 특별입국절차를 거친 후 들어오면 14일간 자가진단 앱으로 관리토록 돼 있다. 이런 점에서 얼마나 효과적이며 능동적으로 출입국 관리할 것인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유학생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대책을 만들어 대학과 대화를 통해 문제점 개선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 장관이 직접 현장 방문하고 총장과 만나 교육부가 제시한 중국 유학생들의 조치의 개선 위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1번 환자는 이동력 파악이 잘 안 되고, 청도에 갔던 사실도 숨겨 휴대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으로 알았다고 하는데, 대책을 보니 자발적 자가격리를 교단 차원에서 격리하고 자체점검을 실시하는 것이 실효성 있을까. 원인미상 폐렴환자에 대한 격리는 병상이 부족하지 않나. 입원환자 출입 통제가 어렵다고 한다. 통제 쉽도록 보건복지부에 지침 내려달라는 요청이 있다.

"지금 정부가 신천지 교단과의 협력을 통해 명단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여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적으로 어떤 증거를 확보하고 있고, 명단 파악이나 동선 등 다른 객관적 증거에 의거해 파악하고 있다. 다만 신천지 교단에서 지금까지는 비교적 명단 제출 등 적극 협조를 해 업무 수행함에 있어서 하나의 참고자료 내지는 도움 자료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 독자적 방역 활동 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원인불명 폐렴환자는 애초 계획했던 부분인데 시행 시기를 일괄적으로 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하자는 취지였다. 대구·경북 지역은, 특히 대구의 경우 원인불명 폐렴환자가 이미 입원해 있어서 그 안에서 어떤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그 사람들에 대해서만 별도의 병상 확보보다는 현재 입원해 있는 폐렴환자 중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겠다는 취지다. 의료기관 이용과 관련 안내하고 있는데 조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더 분명한 가이드라인, 특히 면회 제한을 어떻게 제한할지에 대한 추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대학병원 신축 병동 긴급승인과 관련해서 어디어디가 지정됐나. 그리고 이 승인이 어느정도 단계의 진행인지, 총 병상수도 확인해달라. 또 위기경보 단계와 관련해 여러 곳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는데 전국적 확산 징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단계를 선포하지 않는 이유는.

"대구와 청도에서 다수 신규 확진환자가 짧은 기간에 나타났다. 몇몇 다른 지역에서도 소수이지만 새로 (확진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을 수 있고 전파 경로가 파악이 된다. 불특정 다수 지역에서 원인을 모르게 나타났다면 위기경보를 상향해야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구조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은 심각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이 질병은 중증도나 위중도 자체가 심각하지 않다. 2주 이내 완치되거나 길어야 3주 정도면 치료 된다. 현재 상태인 경계 단계를 유지하면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집중 치료 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그 말은 전국적 확산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럼 언제부터 확산 징후가 있다고 봐야 하나.

"그렇다. 아직 전국적 확산 단계는 아니고 하나의 요인에 의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또 이런 환자들이 여러 지역에서 나타났을 때 그 때를 전국적 확산으로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신축 병동에 대해서도 긴급 승인 검토 중인가.

"대구시장이 아침에 브리핑을 했는데 대구에 계명대 동산병원이 있고, 총 117병상과 63개 병실이 있다. 사실상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일단 대구의료원 전체를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일단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국군대전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추가 신축병원들이 몇 개소 있는데 추이를 보며 추가 지정여부를 검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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