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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 확산…안전자산에 몰리는 돈

정기예금 한달새 1.5조 증가, MMF 25.2조 급증 경기 불안 속 투자처 못찾은 자금 안전자산 쏠림

'코로나19 공포' 확산…안전자산에 몰리는 돈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조현아 김제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내외 경기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정기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에 한 달 새 들어온 자금만 2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금융기관 수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18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일단 안전한 예금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행 예금금리는 이제 2%대를 찾기가 힘들다. 지난해 12월 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9%(신규 취급액)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Ⅱ'는 1.52%, 하나은행 'N플러스 정기예금'은 1.45% 우리은행 '우리 SUPER 주거래예금'은 1.4% 등으로 지난해 단행된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줄줄이 낮아진 상태다.

길 잃은 자금은 MMF로도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자산운용사의 MMF 설정액은 149조347억원으로 한 달 전(123조7913억원)보다 25조2000억원(17.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일반적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활용되는 '대기 자금' 성격이 짙다.

'코로나19 공포' 확산…안전자산에 몰리는 돈
(출처=뉴시스/NEWSIS)

MMF로의 자금 유입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 2009년보다 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해외 주요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고위험 상품 투자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MMF설정액이 급증한 것은 국고 자금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의 자금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사모 펀드 관련 이슈 등으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금리에도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최근 전염병 이슈가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je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