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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량 사야 하나"…확진자 폭증 떨고있는 대한민국

첫 사망자 발생…이틀만에 확진자 4배 "음식 넉달치는 사야" "건빵·분유 추천" 약속 취소하고 바깥외출 꺼리는 모습도 전문가 "대구 못 막으면 대유행 가능성"

"비상식량 사야 하나"…확진자 폭증 떨고있는 대한민국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29번째 확진자의 동선으로 알려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21일 오전 한국방역협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박민기 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전염에 대한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잠잠해질 때까지 비상식량을 사두고 당분간 집에서 나오지 말자" 등의 우려 섞인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청도군에 있는 청도대남병원에 20년 넘게 입원해 있던 60대 남성이 지난 19일 폐렴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후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사망 후 검체를 채취해 진행한 검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이날 오후 5시 기준 204명으로 늘면서 전염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감 역시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51명이었던 국내 확진자는 전날 두배로 늘면서 처음으로 100명을 넘겼고, 이날 역시 급증세를 이어가면서 이틀만에 4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망자 발생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사둬야 한다는 글들까지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 글을 통해 "코로나19는 공기 중에 전염이 가능하고 각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니 마트에 갈 때도 물안경이나 고글을 꼭 쓰고 가야한다"며 "비상식량과 생수를 최소 넉달치는 사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19로 외출을 못하게 될 상황을 대비해 비상식량을 재워뒀다"며 3분카레와 포장 도시락 등 간편식이 가득 담긴 박스 '인증샷'을 맘카페에 올리기도 했다.

어떤 비상식량을 사야하는지에 대한 '추천' 글도 올라왔다. 유통기한·영양가·휴대편리성 등을 고려했다는 이 게시글에는 건빵, 분유, 참치캔 등이 언급됐다.

중국 우한에서 이뤄진 도시 내 통행금지, 주유소 폐쇄 등을 볼때 서울에서도 조만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사망자가 3명 이상 발생하면 시골로 내려가겠다는 이도 나타났다.

"비상식량 사야 하나"…확진자 폭증 떨고있는 대한민국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천지 광주교회 신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21일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지파 광주교회 문에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2.21. sdhdream@newsis.com
외출을 자체를 최대한 꺼리는 모습도 쉽게 발견되고 있다.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가면서 일일이 동선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 직원은 이날 오전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도 100명이 넘어가면서 식사 예약 취소 전화가 여럿 걸려왔다"며 "식당을 찾는 손님도 평소보다 훨씬 적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2)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좀 잦아드는 추세이기도 했고 사망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여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서울 종로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약속 1시간 전에 취소했다"며 "당분간은 집에만 있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며칠 내로 대구 지역의 코로나 감염을 못 막으면 전국으로 퍼져 대유행병이 될 수도 있다"며 "일반인들까지 외출을 꺼릴 필요는 없지만 일단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바깥에 나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1339)에 연락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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